낙동강 하굿둑의 수문을 열어 민물과 해수가 섞이는 ‘기수역(汽水域) 생태계 복원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1987년 하굿둑이 건설된 지 35년 만의 일이다.
20일 환경부와 부산시는 18일 부산 사하구 을숙도 낙동강 하굿둑 전망대에서 ‘낙동강 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 비전 보고회’를 열고 둑 상류로 해수를 유입시켰다고 밝혔다.
수문이 열리는 모습은 영상을 통해 실시간 공개됐다. 15개 수문 가운데 1개 수문을 바닥에서 50cm 정도 열어 높은 수위의 바닷물이 강으로 밀려들게 했다. 실험적으로 잠시 해수를 유입시킨 것 외에 하굿둑 상류로 바닷물을 계속 들여보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기수역 생태계 복원 사업’은 1년간 강물이 가장 적은 2, 3월 갈수기 때는 하굿둑에서 상류 9km 지점까지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구역)을 만든다. 4월 이후에는 상류 15km까지 바닷물을 유입시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관찰한다.
낙동강 하굿둑은 바닷물을 차단하고 김해평야에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1987년 세워졌다. 둑 건설 후 재첩과 민물장어 등 출현 어종이 줄고 철새가 감소하는 등 생태계 파괴 문제가 발생했다. 하구 생태계 복원 논의가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일면서 2017년 하굿둑 수문 시범 개방이 이뤄지기도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낙동강 하구 유역은 자연과 첨단기술, 사람이 공존하는 ‘부산의 미래’로 만들 것”이라며 “수문 개방이 부산을 글로벌 해양도시로 자리매김하게 할 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대선 때 공약한 일이 이뤄져 감개무량하다”며 “더 늦기 전에 낙동강 기수생태계 복원에 나설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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