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CJ대한통운 본사 건물에서 12일째 점거 농성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일부 점거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서 “지부장 동지들과 함께 긴급회의를 통해 결정한 내용을 발표한다”며 “오늘부로 3층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3층을 점거 중인 인력을 이날 오후 5시에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다만 1층 로비와 건물 외부에서는 계속 농성을 진행할 방침이다.
진 위원장은 “노조는 다시 한번 대화를 촉구한다”며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주기 위해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가 국무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을 요구했다”며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조에도 일정 부탁을 해왔고, 노조도 사태를 풀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결심으로 3층 농성을 오늘부로 해제한다”고 말했다.
다만 진 위원장은 “단 농성 해제가 CJ에게 잘못된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다면 노조는 점거농성보다 훨씬 더 큰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시간부로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단식 투쟁에 돌입한다”면서 “오늘부로 전 조합원은 재벌 CJ에 맞서는 끝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어도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우체국, 롯데, 한진, 로젠 4개 택배 동지들과 연대파업을 조직하는 현장 토론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사측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부터 56일째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측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지난 10일에는 기습적으로 본사 건물을 점거했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전국택배노동자대회 역시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노조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체국본부, 로젠본부, 한진본부, 롯데본부 조합원들이 전국에서 집결했고, 주최측 추산 2000여명이 참여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 지원 행사로 진행돼 별도의 인원 통제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진 위원장은 대회가 끝난 뒤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앞으로 다시 이동해 단식을 위한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한편 88개 종교 및 시민사회 단체들이 모인 CJ택배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회적 합의 정신을 되살려 다시금 대화의 장을 열어내고 현재 갈등을 해결해가자고 각 노사정 주체들에게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CJ대한통운에 “교섭이 아닌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 테이블에 참석해 달라”고 했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 성사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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