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 앉은 구청 직원 70여 명은 연이어 울리는 전화기를 들고, 확진자와 통화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한 직원은 “전쟁터가 따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광산구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800~1000명. 광산구는 종합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며 확진자 재택치료를 지원하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총 170여 명을 24시간 투입 중이다. 동원 가능한 인력 800여 명 중 21%가 코로나19 관련 업무만 하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연락이 잘 안 되는 확진자들이 많다보니 하루종일 전화만 붙들고 있다”고 했다.
전국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만 명 안팎으로 발생하면서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총력전 체제에 돌입했다.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인력을 코로나19 대응에 쏟아 붓는 지자체도 상당수다.
대구 달서구는 재택치료자는 9000여 명과 자가격리자 2000여 명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7명으로 구성한 ‘재택치료관리 TF(테스크포스)’는 현재 71명으로 늘었다. 한 공무원은 “코로나19 관련 업무가 밀려 지난 주말에도 출근했다”고 했다.
연일 15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인천 연수구는 18일부터 구청 일반직원도 역학조사업무에 투입했다. 한 직원은 “오전에는 기존 업무를 하고 오후에는 역학조사에 매달린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로로 쓰러지는 안타까운 일도 생긴다. 경기 용인시 기흥보건소에서 코로나19 응급환자 관리를 맡은 30대 여성 공무원은 18일 쓰러져 사흘 째 의식이 없는 상태다. 이 공무원은 지난해 5월 임용된 직후부터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투입돼 연일 격무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모든 인력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한 지자체도 있다. 경남 진주시는 전체 직원 1200여명을 재택치료자 행정안전센터에 모두 투입하고 코로나19 대응을 맡겼다.
일선 지자체에선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간소화하지 않으면 앞으로 행정업무 차질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다. 현재 확진자가 나오면 역학조사를 위해 증상 유무는 물론 호흡기, 근육 통증 여부 등 30개 항목을 입력해야 한다. 이 작업에만 확진자당 평균 10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인천 연수구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 2~3일간 발생한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아직 못했다”이라며 “보건당국에서 전산입력이라도 간소화해준다면 업무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