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국가순위가 세계 10위권으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세계 100위 이내에 드는 국내 대학을 보기가 어려운 것은 국력과 글로벌 대학 경쟁력의 미스매치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는 등 존재가치가 의심받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이 된 학령인구 감소, 열악한 재정구조, 지방 소멸 위기, 혁신의 어려움 등 눈앞의 문제들과 씨름하느라 여념이 없는 상태다.
우리 대학들이 국가발전 속도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국가가 고등교육 발전에 대한 비전과 투자 없이 지난 수십 년 허송해온 탓이 크다. 고등교육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국가발전의 지속성과 성숙한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한 일이다. 세계 10위권 이내로의 진입을 위한 초입에 서 있는 오늘의 국가적 상황은 고등교육의 질적 변화와 혁신 도약을 필요불가결한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고등교육의 발전은 국립대학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고, 지역별로는 각 지역의 거점국립대학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거점국립대학들이 변화와 혁신의 중심이 되어 지역대학들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동반성장을 주도해야 한다. 10∼20년 전부터 정부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이런 비전과 플랜에 집중투자를 했다면, 지금쯤 각 지방의 거점국립대학들은 소위 ‘SKY대’ 수준까지 올라와 있을 것이고, 여타 지방대학의 경쟁력과 위상은 지금의 거점국립대 수준으로 올라와 있을 것이다. 그런 혁신경쟁의 결과로 서울대는 지금보다 두세 배는 더 높은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 순위에 가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소위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는 매우 도전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기획이다. 정부와 정치권, 교육당국이 진지하게 검토해서 정책화를 추진할 필요성이 있는 창의적이며 효율적인 고등교육 혁신방안이다. 여야 정당과 대통령 후보들도 우리의 고등교육이 4차 산업혁명의 실현과 세계적 교육경쟁력의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의 성숙한 선진국 진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창조적인 고등교육 혁신프로그램을 공약화해, 새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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