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구용(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처방 기준을 40대 기저질환자 까지 확대했다. 다만 처방을 위한 체중요건은 기존 과체중 환자에서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더 강화했다.
이에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기 전에 처방 연령을 더 확대해 중환자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팍스로비드 처방, 40대이상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로 확대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은 지난 21일 팍스로비드의 투약 대상을 기존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및 50대 기저질환자에서 40대 기저질환자까지 확대했다. 또 25일부터는 호흡기클리닉,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에서도 치료제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저질환자 범위 중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을 BMI 30㎏/㎡ 이상으로 조정했다. 위험도 높은 환자에게 투약을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또 발열·숨참 증상이 있는 경우 또는 60세 이상 미접종 환자에 대해 먹는 치료제 투약을 우선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월 14일부터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투약을 시작했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처음 처방했으나 차츰 연령대를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 1월 22일에는 대상 연령을 만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확대 조정했다. 지난 7일에는 50대 기저질환자로 투약 대상을 늘렸다.
하지만 처방이 기대만큼 빠르게 늘어나진 않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팍스로비드 투약 환자는 누적 처방은 8905명으로 재고 2만2935명분 중 39% 수준이다. 지난달 정부가 팍스로비드 도입 당시 하루 1000명 이상 투약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현재 정부가 선구매 계약을 완료한 먹는 치료제 물량은 총 100만4000명분(화이자사 76만2000명분, MSD사 24만2000명분)이다.
◇BMI기준 완화 필요…비만 환자들 기저질환 의식 못하는 경우 많아
처방 기준을 BMI 30㎏/㎡로 늘린 것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BMI 지수는 체중(㎏)을 키의 제곱(㎡) 값으로 나눈 값이다. 25㎏/㎡ 이상이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서양인의 기준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25 이상을 비만으로 적용해야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래 기준대로 처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BMI가 30 이상인 사람이 우리나라에는 흔치 않다. 비만환자들은 당뇨나 고혈압등의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으면 본인이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치료제 처방 연령 확대해야…“사망률 독감보다 더 내려갈것”
또 치료제 공급이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처방 대상을 한번에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천 교수는 “원래 팍스로비드는 12세 이상 환자가 기준인데 정부도 65세를 시작으로 1~2주 간격으로 연령대를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팍스로비드 처방 연령을 더 내려 가능한 모든 연령이 다 투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내려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먹는 치료제 처방을 확대하면 코로나19 유행을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천 교수는 최근 해외에서 발표된 연구 사례를 예로 들며 “팍스로비드 처방 없이도 오미크론으로 인한 입원율이 델타에 비해 5분의 1, 치명률은 10분의 1로 나타났다. 여기에 치료제 처방도 확대된다면 사망률은 독감보다 더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의지가 있으면 오미크론이 정말 토착화하고 지금보다 더 약한 병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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