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택치료를 대비하는 시민들이 약국으로 몰리고 있다. 해열제, 두통약 등 상비약을 구비해두고 일차적으로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만9573명으로 10만명에 육박했다.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49만322명인데 이는 전날 46만9384명보다 2만938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 10일부터 재택치료를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관리군에 집중하는 체계가 가동됐다.
확진자들이 집에서 건강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재택치료’가 기본 지침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 사이에선 코로나에 걸릴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특히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는 1인 가구 중심으로 상비약 등을 미리 사려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최근 약국에서 코로나 상비약 세트를 구매했다.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를 대비해 감기약, 해열제, 기침약 등을 구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최근 들어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걸 보고 불안해서 약을 사뒀다”고 전했다.
상비약 세트뿐 아니라 일반 감기약 등을 사가려는 사람들이 몰려 약이 다 팔리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최모(29)씨는 최근 동네 약국에 들렸는데 기침약과 코막힘약이 전부 품절이라고 해서 다른 약국에서 감기약을 샀다. 서울 강남구에서 일하는 한 약사는 “유명 브랜드 기침약은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 품절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수요도 여전히 많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편의점 어플을 통해 진단키트의 재고를 확인한 뒤 수량이 넉넉한 곳을 찾아가야 한다는 일종의 ‘팁’이 공유되기도 한다.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진단키트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키트 나눔을 구한다는 게시물들도 올라온다.
이 같은 인기에 최근 진단키트가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식약처는 당초 2월 3∼4주차에 총 3000만명분을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진단키트 신규 품목 허가와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1000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해 품절 대란을 해소하려 했다.
이후 진단키트가 시중에 많이 풀렸으나 일부 판매점에선 여전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한다. 서울 영등포구 한 편의점 점주는 이날 자가키트가 품절이라고 말하면서 “매일 키트 26개씩 들여오는데 손님 1명당 최대 구입 개수인 5개씩 사가서 물량이 금방 동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추가로 들이고 40대 기저 질환자도 처방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처방약 등에 대한 조치도 취하는 중이다. 기존엔 60대 이상 고령층·50대 이상 기저 질환자·면역 저하자만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자가진단키드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약국과 편의점 등 오프라인에서 살 수 있는 물량도 한 번에 5개로 제한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