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만들어 건물 철거여부 논의
피해자 가족-현산, 보상 등 합의
희생자 5명 25일부터 장례 진행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피해 보상 등에 합의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과 민형사상 합의와 산업재해(보상)까지 전부 다 합의했다”며 “금액은 비밀이라 말할 수 없지만 가족들이 많이 양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생협의회를 만들어 사고 현장이 상생으로 다시 재건되는 현장으로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현대산업개발이) 다시는 이런 사고를 치지 않도록 뭔가 해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상생협의회에는 가족협의회와 예비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 광주시, 광주 서구, 주변 상인 100여 명이 구성한 피해대책위원회 등이 참여한다. 붕괴 건물 철거 여부를 비롯해 사고 현장을 녹지나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정호 가족협의회 대표는 “비석이 세워지면 가족들도 오기 싫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공원이나 도서관으로 조성되면 좋겠다”고 했다.
피해보상 협상에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직접 참여했다. 안 대표는 “정 회장이 내려와야 한다고 계속 요구했고 (정 회장이) 어제 내려왔다”며 “진정성이 보였기 때문에 (우리도) 받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기소 및 형사처벌 여부는 검찰, 경찰과 법원이 결정하게 된다.
이날 합의에 따라 현장 인근에 있던 합동분향소는 철거됐다.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한 희생자 5명의 장례는 25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4명의 장례는 광주에서, 나머지 1명은 강원 강릉에서 치러진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지금까지 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17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또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자문위원인 이성민 한국건설품질연구원 부원장이 △201동 36∼38층 동바리(지지대) 미설치 △설비(PIT)층 수직벽 무단 설치 등을 붕괴 원인으로 분석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경찰은 하청업체들이 불법 재하도급을 준 혐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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