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방역 당국에 “타액(침) 검체를 이용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도입을 신속히 인정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비인두도말 검체 채취 방식은 어린 학생들이 심리적 공포감을 느끼고 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12월28일에도 무증상 감염자의 조기 발견과 학내 집단 감염 차단을 위한 타액 검체 채취 방법 적용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서울대와 연구를 진행, 1~2시간 안에 결과를 낼 수 있는 ‘신속PCR’(현장PCR)과 타액 검체 채취법을 결합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신속PCR은 경기 여주시와 서울대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법은 현재 두가지가 쓰인다. 비강(콧 속) 끝인 비인두까지 면봉을 최소 10㎝ 찔러 넣는 비인두도말, 콧 속 안쪽에만 면봉을 넣는 비강도말 두 방법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받기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있다.
조 교육감은 “연구에 따르면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PCR 검사는 민감도(94.1%)와 특이도(100%)가 우수하고 1시간 이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코로나19 확산을 줄이는 데 효용가치가 높다”며 “외국의 연구결과와 적용사례를 통해서도 신속항원검사에 비해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PCR의 정확도가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개 자치구의 유치원,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타액 기반 신속PCR 검사를 주 1~2회 시범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질병관리청이 이 방식을 표준 검사로 승인한다면 신속항원검사에 준하는 대체 방법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타액 검체가 승인되면 자체 예산 4억원을 들여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신속PCR을 시범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새 학기 방역 강화 방안에서 언급한 대로 신속PCR을 다음 달부터 6월까지 실습이 필요한 예체능계열 학교, 집단 활동 중인 기숙형 학교에 시범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방역 당국은 신속PCR은 정확도가 낮고, 타액을 이용하는 검사 방식도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인 22일 김갑정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총괄팀장은 “신속PCR은 유전자 증폭 시간을 단축해 정확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타액 검사 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허가된 게 없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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