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명 쏟아지는데…‘엔데믹 초입’ 발표에 의료계 갸우뚱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23일 14시 41분


약국에 상비약을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는 모습.  © News1
약국에 상비약을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는 모습. © News1
정부가 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엔데믹(풍토병) 초입’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의료계가 ‘섣부른 발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현 정부 정책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풍토병으로 분류될 경우 혼선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23일 위중증·사망률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엔데믹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2주간 100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오미크론의 치명률과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의 25% 수준에 머무름에 따라 이같은 분석이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엔데믹 거론이 다소 성급하다고 보고 있다. 확진자가 지속 발생하며 일선 보건소 뿐만 아니라 의료계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엔데믹으로 진입하면 확산세가 극심해지며 위중증률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내놓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행 방식이 아닌 진단·진료체계를 명확히 확립한 후에서야 엔데믹으로 나아갈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며 “지금 진료 현장은 아수라장인데 지금 상황에 일상 생활로 돌아가면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의 발표에도 시민들은 상비약을 사재기하는 등 코로나19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확진자들이 약을 처방받기 어렵다는 소문이 퍼지며 약국과 편의점 등에서 진통제와 감기약 등 사전 구입에 나서고 있다.

주부 박모씨(60)는 “미리 약을 사둬야 안심이 될 것 같고 어떤 약품이 언제 품귀 현상을 보일지 모르는 상황이지 않냐”며 “약은 사두면 언젠가는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미리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대비용 상비약을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많아 아예 따로 묶음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며 “필요 약품을 한번에 담아둬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상비약과 함께 자가진단키트도 사재기 하고 있다. 자가진단키트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소식에 다량 구입해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가겠다”며 “정부는 국민 여러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전ㆍ충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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