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를 때 못 본 꽃, 내려올 때 보았네’라는 시가 있습니다. 승용차를 탔을 때 못 보던 세상 풍경, 시내버스를 타면 볼 수 있습니다.”
대전시버스운송사업조합 김현하 전무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며 “코로나 상황이지만 최고 수준의 방역도 실시한다”고 말한다.
대전시와 버스운송조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줄어든 시내버스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적자 폭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23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해 버스운송조합에 지급한 재정지원금은 1105억 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578억 원)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버스운송사업은 100개 노선을 운영하는 13개 버스회사로 구성됐다.
지원금이 이렇게 급증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객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전 시내버스 하루 평균 이용객은 42만 명 안팎이었으나 이후에는 28만∼29만 명으로 30% 이상 줄었다. 운송수입도 그만큼 줄었다.
대전 시내버스는 2005년부터 운영은 시내버스조합이, 노선 관리는 대전시가, 운송수입 관리는 별도의 수입금공동관리협의회가 맡는 준공영제를 시행해왔다. 대전시로서는 ‘시민의 발’을 위해 지원금을 늘릴 수밖에 없었던 것.
시는 지원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자 운송 원가를 조정하고 성과금 삭감과 운행 대수 조정(감차) 등으로 허리띠를 졸랐지만 미미한 성과에 그쳤다. “이럴 바엔 완전공영제가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올해 초 대전도시철도와 시내버스, 공공자전거, 향후 건설될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 등 공공교통을 통합하기 위한 대전교통공사를 출범한 터여서 완전공영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계적 완전공영제 실시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 방역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관광 콘텐츠별 수요 맞춤형 노선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시책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버스운송조합 측도 임직원 인건비와 연료비를 아끼며 물품 공동구매 등 경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대전 시내버스 운송원가는 전국 특별시·광역시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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