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역대 59명의 교육부 장관 중 최장수 교육수장 기록을 세웠다.
59대 교육부 장관인 유 부총리는 2018년 10월2일 취임, 이날로 재임 1242일이 됐다. 종전 최장수 교육부 장관은 1980년 5월22일부터 1983년 10월14일까지 1241일 동안 재임했던 이규호 전 장관이다.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교육부 장관인 유 부총리는 이미 현 내각에서도 문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 번째는 2018년 12월11일 취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제19·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재선 의원 출신인 유 부총리는 취임 당시부터 총선,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2020년 제21대 총선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 내각에 남기로 했다.
유 부총리가 문 대통령과 함께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임기 마지막까지 완주하면 3년7개월(1316일)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의 성과로는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조치가 거론된다. 2019년 초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개학연기 사태 당시에도 타협하지 않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여당, 교육청 등과 공조해 사립유치원이 학교 회계시스템,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을 사용하게 했다.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도 유 부총리 임기 중 개정됐다. 고교무상교육도 당초 목표보다 한 해 빠른 지난해 조기 달성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에는 개학 연기를 거쳐 사상 첫 온라인 개학에 나섰다. 당시에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단계적 등교 재개라는 상황에서 순발력 있게 대책을 세워 대응했다는 호평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고 등교 중단이 계속되면서 그림자도 짙어졌다.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결과로도 공식 확인된 학생들의 학력격차, 정서·사회성 결손 문제는 ‘코로나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교육계 난제로 떠올랐다.
이는 최근 오미크론 유행으로 학생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유 부총리가 이끄는 교육부가 이미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에도 전면 등교와 대면 교육활동 정상화(정상등교) 원칙을 고집해 온 이유다.
유 부총리도 지난 16일 불출마 뜻을 밝히면서 “학교의 문이 한 달여간 닫혔던 그때의 안타까움을 지금도 항상 기억하고 있다”며 “오미크론이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학교는 열려야 하고 이것은 총력을 다해서 대응해야만 가능한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서 당·정·청 간 협의에 능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순발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로 인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대학, 의학전문대학원 부정입학 의혹으로 불거진 입시 공정성 논란이 대표적이다. 유 부총리는 같은 해 9월에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개선만으로 충분하다고 밝혔으나, 문 대통령이 정시 확대를 공언하자 결국 서울 주요 대학 정시 모집 비율을 40%로 확대했다.
유 부총리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2025년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전면 폐지와 고교학점제 도입도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차기 정권의 향방에 따라 고교 체제 개편에 제동이 걸릴 여지가 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수업을 듣게 된다. 선택과목에는 내신 절대평가가 적용되며, 자사고·외국어고가 존속하거나 현행 대입 체제가 유지된다면 정책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법부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결정에 잇달아 제동을 걸었고, 2025년 자사고·외고 일괄 폐지 시행령은 헌법소원이 걸려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고교학점제 기반으로 고교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하는 새 교육과정을 내놓았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차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내년 상반기에 내놓기로 했다.
10년 이상 중장기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번복할 수 없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차기 정권 임기인 내년 7월 출범하지만, 정부·여당 측 인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라는 편향성 논란도 여전한 상태다. 또 국가교육위원회 출범과 유·초·중등 권한의 교육감 이양 이후 교육부가 맡을 역할을 정립해 나가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학교 방역 문제와 관련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코로나19 유행이라는)어려운 시기에 장관을 맡았다”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뚜렷하게 기억될 만한 업적도 없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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