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등 인천을 대표하는 깃대종 5종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한다. 깃대종은 그 지역의 생태 지리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동식물을 의미한다. 시는 지난해 △저어새(조류) △점박이물범(포유류) △흰발농게(무척추동물) △금개구리(양서류) △대청부채(식물) 등 5종을 깃대종으로 선정했다.
● 개발사업에 서식지 위협
인천시가 선정한 5종의 깃대종은 모두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저어새는 전 세계에 48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이 중 80% 정도가 인천을 최대 번식지로 두고 있다. 전 세계에 15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점박이물범은 300∼400여 마리가 옹진군 백령도 인근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흰발농게는 영종도 인근 갯벌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곳에서만 전국 최대 규모인 200만 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화군과 계양구에서 주로 관찰되는 금개구리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옹진군 대청도에 주로 서식하는 대청부채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이처럼 5종 모두 인천과 연관이 깊지만 최근 인천에서 벌어지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터전을 위협받고 있다. 흰발농게가 대표적이다. 흰발농게가 서식하고 있는 영종도 인근 갯벌에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이 2015년부터 갯벌을 매립해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 일대에 흰발농게가 서식하고 있는 데다 저어새 등 멸종위기 조류까지 찾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인천경제청은 현재 사업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이달 16일에는 옹진군 백령도 해안에서 생후 1개월로 추정되는 점박이물범이 발견돼 점박이물범의 국내 번식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 깃대종 보호사업 본격화
인천시는 3월부터 1년간 깃대종 서식지 조사와 보전대책을 수립한다고 24일 밝혔다. 인천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이들 종의 구체적인 서식 현황을 파악하고 연도별 세부 보전 방안을 마련한다. 또 깃대종에 대한 중점관리지역을 설정해 개발사업 등 생태계 교란 행위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서식지가 있는 기초자치단체에는 관련 조례 등을 만들도록 할 방침이다.
깃대종에 대한 홍보도 강화한다. 시는 저어새가 주로 서식하는 남동구 남동유수지 인근 지하철역(동막역)에 홍보관을 만든다. 객실 내부에는 역 이름 옆에 ‘저어새 생태학습관’을 함께 표기하고 안내방송도 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는 깃대종 홍보 프로그램 개발 지원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깃대종 보호사업을 시작한 만큼 올해 실질적인 생태계 보호 작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환경특별시’ 인천에 걸맞도록 다양한 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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