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전역서 내달부터 운영
정신건강 평가-스트레스 측정 등
전문요원이 찾아가 심리지원 서비스
전북에 사는 A 씨(40)는 2019년 그토록 원했던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저축한 돈에 대출까지 받았다. 손님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듯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손님의 발길이 뜸해졌다. 재료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고, 대출금 상환마저 밀렸다. A 씨는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극심한 불안감에 매일 시달렸다. 하소연할 곳이 없던 A 씨는 전북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힘을 얻었다.
B 씨(27)는 남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있던 때 결혼 생활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넘치는 집안일은 물론이고 젖먹이 아이를 돌보는 일까지 혼자서 도맡았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B 씨는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렸다. 다행히도 전북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고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정신적 고통을 받는 전북도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줄 ‘마음 안심버스’가 다음 달부터 도내 전역을 누빈다.
마음 안심버스는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을 직접 찾아가 제공하는 심리지원 서비스다.
전문요원이 기동력을 갖춘 버스를 이용해 정신건강 평가와 스트레스 측정, 개인 및 집단상담 등을 제공하고, 심리 안정 기기를 이용해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도와준다.
전북도와 전주시, 정읍시, 남원시, 고창군 등 4개 시군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공모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 5억 원으로 안심버스 운행 채비를 갖췄다. 익산시와 김제시, 진안군은 자체 차량을 이용해 지역 주민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북도는 안심버스가 없는 일부 시군의 돌봄 공백이 없도록 도 배정 차량을 활용해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사전 신청을 받아 코로나19 대응 인력과 취약계층 밀집 지역, 노인·장애인 복지관 등을 매주 2차례 이상 찾아 정신건강 회복을 돕는다.
전북도는 안심버스 운행으로 정신 상담 서비스 이용의 접근성이 높아져 코로나19 여파로 치솟고 있는 자살생각률 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전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1만8306건의 심리 상담이 이뤄졌다. 이는 2020년(1만540건)보다 무려 7766건이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전북도는 코로나19로 정신건강을 위협받는 도민들을 돕기 위해 찾아가는 심리 상담을 비롯해 무인검진기 설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직접 만남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을 활용한 심리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22일 열린 안심버스 시승식에서 “코로나19 유행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도민 정신건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도민들이 누구나 원하는 곳에서 편안하게 심리 지원을 받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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