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사칭한 한 남성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금책으로부터 돈을 가로채 달아나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5분경 서구 화정동의 한 은행 자동입출금기기(ATM)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수금책인 20대 남성 A 씨가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돈을 빼앗겼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4차례에 걸쳐 건네받은 돈 2890만 원을 챙긴 뒤 무통장 입금으로 총책에게 돈을 송금하고 있었다. 그때 이 모습을 지켜보던 B 씨가 다가와 “보이스피싱 수금책 아니냐. 범죄 수익을 회수하겠다”고 경찰을 사칭해 말했다.
A 씨는 그 자리에서 현금 700만 원과 휴대전화를 건넸다. 돈과 휴대전화를 챙겨 유유히 현장을 떠난 B 씨는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A 씨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수금책 역할을 한 A 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B 씨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생계유지를 위해 구인·구직 업체에서 단순히 돈을 받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송금 1건당 1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본인이 보이스피싱조직에 가담했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을 조사하는 한편 자세한 사건 경위를 살피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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