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541명…주간 사망도 최다
‘화장 대기’ 델타 정점때보다 많아…오미크론 사망, 델타 추월 가능성
누적 확진자 오늘 300만명 돌파…1주새 100만명 늘며 가파른 확산
주말 사이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하루 사망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에 이어 사망자마저 짧은 기간에 ‘더블링’(2배로 증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은 낮지만 전파력이 강한 탓에, 국내에서도 미국 등과 마찬가지로 ‘델타 변이’ 유행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델타 변이 초기보다 많은 사망자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112명으로 집계돼 지금까지 중 가장 많았다. 지난주(20∼26일) 총 사망자는 541명에 달했다. 주간 단위로 역대 최다일 뿐 아니라 2주 전(187명)과 비교하면 2.9배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장례시설 부족으로 사망자가 응급실에서 2, 3일 동안 ‘화장(火葬) 대기’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당시에도 주간 최다 사망자는 532명(12월 19∼25일)에 그쳤다.
앞으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델타 변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이후 국내에서 5주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1282명으로, 같은 기간 델타 변이(164명)에 비해 많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이달 중순에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사망자 수가 델타 변이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최근 발생한 사망자는 절반 이상이 80세 이상 고령층이다. 특히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 노인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아 인력 부족 문제도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상 이송이 지연되거나 환자의 욕창 관리가 되지 않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요양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은 14∼26일 1만1814명만 참여했다. 전체 대상자(약 180만 명)의 0.7% 수준에 그치는 수치다.
○ 한 주 만에 확진자 100만 명 늘어
2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9만4841명으로 집계됐다. 28일 0시 기준으로는 3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일 100만 명, 21일 200만 명을 각각 넘어섰다. 전체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넘기까지 2년 이상이 걸린 반면, 200만 명에서 300만 명대로 올라서는 데는 단 1주일이 걸렸다.
급격한 확진자 증가에 따라 긴급 상황도 나오고 있다. 27일 경기 성남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30대 만삭 임신부 A 씨(36)가 300여 km 떨어진 경남 진주까지 이동한 뒤 출산한 일도 있었다.
이날 오전 2시 18분 “양수가 터진 채 하혈하고 있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들이 성남 인근 병원 27곳에 연락했지만 확진된 임신부 수용 병상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오전 7시 5분경 진주 경상대병원에서 “환자 수용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소방당국은 A 씨를 구급차에 태워 헬기 이송이 가능한 충남 천안의 병원까지 보냈다. A 씨는 그곳에서 헬기를 타고 오전 10시 27분경 경상대병원에 도착해 무사히 출산했다.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서울대병원이 26일부터 국내 대형 대학병원 중 처음으로 확진된 의료진의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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