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증상 심할수록 예방 효과 커…무증상일 경우 재감염 확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일 12시 49분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심하게 앓을수록 재감염을 막아주는 ‘중화항체’가 오래 갔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무증상 감염의 경우 재감염 예방 효과가 거의 없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박완범 최평균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초기 감염 환자의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반응 연구’ 논문을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20년 2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대병원 격리 병동에 입원했던 코로나19 환자 16명의 중화 능력을 1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8명은 폐렴 증상이 심해 산소요법 치료 등이 필요한 중환자였고 4명은 경증, 4명은 무증상이었다. 16명 모두 연구 기간 내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중환자 8명에게선 공통적으로 감염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측정됐다. 5개월 후에도 이런 중화항체를 유지한 중환자는 5명이었고, 12개월 후에는 3명이었다.

경증 환자는 4명 중 3명이 감염 2개월 시점에서 델타 변이의 중화항체를 나타냈다. 5개월 후엔 2명으로 줄었고 12개월 후엔 1명도 남지 않았다. 무증상 확진자 4명의 경우엔 델타 변이 중화항체를 보인 사람이 없었다. 연구팀은 “무증상 확진의 혈액에는 델타 변이를 막을 중화항체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았다가 회복하면 ‘자연면역’을 획득해 다시는 확진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주장과는 다른 결론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됐어도 무증상이라면 델타 변이를 막을 수 있는 중화항체가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낮았고, 경증인 경우에도 감염된 지 5개월 만에 중화항체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했어도 무증상 환자라면 예방접종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았던 사람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도 경계했다. 중환자 중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중화항체가 4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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