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고령 산불 27시간 만에 진화…축구장 945개 면적 소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일 20시 18분


1일 오후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가 경남 합천군 율곡면 국도33호선 지릿재터널 상단으로 번진 산불을 끄기 위해 쉴 새 없이 물을 뿌리고 있다. 2022.3.1/뉴스1 © News1
1일 오후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가 경남 합천군 율곡면 국도33호선 지릿재터널 상단으로 번진 산불을 끄기 위해 쉴 새 없이 물을 뿌리고 있다. 2022.3.1/뉴스1 © News1
지난달 28일 경남 합천군의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축구장(7140㎡) 945개와 맞먹는 675만㎡를 태우고 27시간 여 만에 꺼졌다. 지난달 발생한 경북 영덕 산불(400만㎡)보다 1.7배 이상 피해가 컸다.

1일 소방청과 산림청에 따르면 불은 지난달 28일 오후 2시 26분경 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뒷산에서 처음 발생했다. 며칠 전 건조주의보가 발생됐을만큼 숲은 메마른 상태였고, 초속 7m의 강한 남서풍을 타고 순식간에 도(道) 경계를 넘어 인접한 경북 고령군 쌍림면 야산으로 번졌다.

산림청은 3시간 만에 ‘산불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동시에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광역 단위 산불진화헬기 전체 △관할기관 진화대원 전원 △인접기관 진화대원 50%를 투입하게 된다.

하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아 진화 작업은 다음날인 1일까지 이어졌다. 고령군 율곡면과 쌍림면 189가구 주민 525명이 인근 마을회관과 초등학교로 대피했다. 쌍림면의 한 주민은 “혹시 불이 집으로 번질까봐 밤새 한숨도 못 잤다. 함께 대피한 주민들도 모두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마을 민가 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차와 대원들을 마을 주변에 배치했고, 저지선을 구축한 뒤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다. 1일 오전 6시부터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 공무원 등 인력 2000여 명이 동원됐으며, 장비 190대, 진화헬기 39대를 투입됐다.

불은 발화 27시간 34분 만인 1일 오후 6시경 꺼졌다. 가옥 화재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청은 국립산림과학원과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소속 전문가 4명으로 조사반을 꾸려 발화지점과 원인, 확산 경로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고의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매우 건조해 올해 산불이 예년에 비해 2.5배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산행을 할때 화기물을 가지고 가지 말고 논밭두렁, 쓰레기 소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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