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정점에 다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기 완화를 검토 중이다. 당초 거리두기는 오는 13일 종료될 예정이지만, 자영업자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책 조정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2일부터 이틀간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의료계,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에 거리두기 조정 필요성과 관련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르면 4일 열릴 중앙재난안전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종 확정돼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전파력을 고려할 때 확산 차단을 위한 거리두기 강화 효율성은 떨어진다”며 “델타 때처럼 확산세를 차단하고자 한다면 현재의 거리두기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를 해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 반장은 다만 “치명률 자체는 상당히 낮아져있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강화할 효율성 자체는 조금 떨어진다”며 “현재로서는 확진자 억제보다는 중증, 사망 최소화를 위한 관리에 주력하면서 실질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전날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시행을 잠정 중단하고, 동거가족의 격리 의무도 자율에 맡겼다. 이어 마지막 남은 방역 빗장인 거리두기까지 완화를 검토하면서 그동안 유지해온 방역정책의 큰 틀을 사실상 대부분 해제하는 셈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인 21만9241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중증환자 병상 운영 큰 어려움 예상”
일각에서는 잇따른 빗장 해제에 두려움을 표했다. 맘카페 등에는 “젊은 층의 치명률은 낮아도 어린아이들은 위험하지 않나. 확진자가 정점에 도달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방치하는 느낌” “이러다가 3월 중순이나 말경에 아프면 답 없을 것 같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증가세를 우려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중증병상이 지금은 충분해 보이지만 중환자 정점에 도달한 순간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3~4월은 중환자 병상 운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같은날 “(정재훈 교수 모델링 결과) 중증환자수가 2500명에 달한다는 것은 심각해보인다”며 “5000개 가까운 격리병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현실에서 만들어낼 수 없는 숫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 슬프게 다가오는 숫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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