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재택 담당 간호사에게 욕을 하고 분노를 작렬하는 일부 환자들”을 비판하며 “아무리 몸이 아프고 힘들어도 애쓰고 고생하는 간호사한테 이러지는 말자”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2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부 환자들이) ‘팍스로비드(코로나19 치료제)가 처방이 안 된다’고, ‘재택 배정이 늦었다’고, ‘너네가 전화하는 것 말고 해주는 게 뭐냐’고, ‘귀찮은데 왜 전화하느냐’고 (한다)”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재택 치료 환자는 85만7132명에 달한다. 처음으로 80만 명을 돌파한 전날(82만678명)보다 3만6454명 늘어난 숫자다. 재택치료자가 늘어날수록 담당 간호사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의료 현장이 어수선하다”며 “병원의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갖은 계획을 만들어 써보고 있지만 질려버린 직원들이 병원을 떠나기 시작하고, 남은 직원들은 쏟아지는 확진된 환자들과 동료들의 소식에 속이 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일 매일 나한테는 증상이 생기지 않나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다. 내가 (확진 판정을 받아) 일주일을 빠져 나가면 내 동료들한테 줄 피해에 대해서 고민하면서”라며 “다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애처로운 직원들과 환자들의 얼굴이 생각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냥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말하면서 백신 4차 접종을 원하는 의료진에겐 접종을 허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에게는 4차 접종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미 (3차 접종 후) 4개월이 넘어가는 직원들이 태반이다. 여기(의료진)까지 무너지면 늘어나는 확진자를 감당할 수도 없을 텐데. 적어도 원하는 사람에게는 허용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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