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나마 힘 됐으면”…각계각층서 우크라 기부 행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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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부뿐이라 이렇게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전남 여수에서 주문제작케이크를 판매하는 황나영 씨(30)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부 ‘인증샷’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황 씨는 우크라이나 현지의 비극적인 모습을 뉴스로 접하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해왔다. 우크라이나인들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반려동물을 버리지 않고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며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고 한다. 황 씨는 그 따뜻한 마음을 되돌려주고 싶었다면서 유엔난민기구가 주관하는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기금에 매월 5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황 씨의 인증샷을 보고 지인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싶다. 방법을 알려 달라”며 연락해 왔다고 한다.

황 씨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이 하루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각계각층 우크라이나 모금에 힘 보태
각종 매체를 통해 러시아가 공격을 감행한 우크라이나 현지의 참혹한 상황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오후 4시 기준 네이버 해피빈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 우크라이나 지원 모금 6개에 모인 기부금은 약 2억7000만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굿네이버스가 주관한 모금은 2일 모금을 시작한지 하루 만에 목표액 1억 원을 달성해 모금이 종료됐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이번처럼 빠르게 목표 금액을 달성한 건 2019년 강원도 산불 당시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 모금 정도”라고 했다.

경기 일산에 사는 문근영 씨는 최근 우크라이나인 한국 유학생 A 씨(21)가 ‘우크라이나를 도와 달라’며 대사관 모금 계좌번호를 적어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자 이내 A 양이 문 씨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문 씨는 “오죽 다급하면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메시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할까 싶어 안쓰러웠다”며 “대사관 계좌로 20만 원을 기부했다”고 했다.

전북 익산에서 미래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 중인 이지영 원장(58)도 대한적십자사가 모금하는 우크라이나 구호 기금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6·25전쟁으로 어려울 때 여러 나라의 도움을 받아 우리 국민들이 힘을 냈던 것처럼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론보도를 보면서 계속해서 마음이 쓰였는데 직접 (우크라이나에) 갈수는 없기 때문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다. 이 원장의 기부 소식은 또 다른 기부로 이어졌다. 이 원장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이웃사랑 의사회 익산지부 회원들도 1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 김베드로 씨(24)는 현지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돕는 구조 활동을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인 친구를 통해 기부했다. 김 씨의 친구 가족들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슬로바키아로 국경을 넘으려는 피난민 약 200여 명을 도우며 보금자리와 음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해외에서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금 홈페이지들을 알리고 있다.

● 연예인들도 잇달아 동참
연예인들도 ‘통 큰 기부’로 동참하고 있다. 배우 이영애 씨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이 씨는 대사관에 보낸 편지에서 “저는 참전용사의 가족으로서 전쟁의 참혹함을 누구보다 더 뼈저리게 느낀다”며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정착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썼다. 1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 씨가 보낸 편지와 1억 원짜리 수표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며 “기부금은 러시아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배우 겸 래퍼 양동근 씨는 2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위로금 1000만 원과 자신의 딸 조이(6)가 그린 ‘사랑의 그림’을 전달했다. 양 씨는 소속사를 통해 “조이와 함께 뉴스 보다가 보며 러시아의 포격으로 사망한 6세 소녀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우크라이나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미약하게나마 사랑과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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