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측이 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3·1절과 마찬가지로 인원 제한을 피하고자 외형상 ‘선거유세’ 형식을 취한 사실상의 기도회였다. 경찰은 철제펜스를 설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별다른 제지는 하지 않았다.
전 목사 측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3·5 천만 국민 기도회’를 열었다. 전 목사와 전 목사가 당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 지역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참석했다.
청계광장부터 무교동 사거리까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했다. 주최 측은 전국 각지에서 상경버스를 운영했고 광장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주최 측은 이날 참석자가 10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안양·천안·정읍 등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지역명이 적힌 깃발을 들고 삼삼오오 모였다.
주최 측이 나눠준 태극기·성조기 등을 들고 참가한 이들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도 있었고 거리두기도 준수하지 않아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집회는 인원 제한을 피하고자 ‘선거유세’ 형식을 빌렸다. 사전 집회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도회 등 종교행사는 최대 299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반면 선거유세에는 인원 제한이 없다는 점을 노린 셈이다.
실제 구본출 국민혁명당 국회의원 후보가 오전 11시30분쯤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 연설하며 ‘선거유세’ 형태를 갖췄지만 연이어 목사들이 나와 기도회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할렐루야, 아멘’ 등을 연신 외치는 등 사실상 꼼수 집회였던 셈이다. 게다가 일대가 마비되며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오전부터 주요 길목에 인력을 배치하고 철제펜스를 설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통행 제지, 해산 조치 등은 하지 않고 참석자의 안전 확보, 원활한 통행로 확보만 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서울시는 전 목사 측의 지난 3·1절 행사와 관련한 과태료 부과·고발 등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중구청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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