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당국이 경북 울진, 강원 강릉·동해·삼척 등지에서 확산한 대규모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 주변에 펼쳐진 연기와 안개 때문이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7일 오후 3시 51분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에서 “심한 연기와 안개로 동해안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강릉과 울진 산불 현장에서 발생한 연기와 안개 때문에 진화헬기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특히 오후부터 바람의 방향이 남서풍으로 바뀌어 울진·삼척 산불의 연기가 강릉비행장까지 확산하면서 헬기 이륙에 차질이 빚어졌다.
산림당국은 연무가 다소 사라진 오후 2시 20분경 헬기를 다시 투입해 진화 중이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남태헌 차장은 “강릉·동해 산불을 금일 내 주불 진화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화율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며 “연기가 걷히는 대로 민가와 중요보호시설을 중심으로 진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4일간 계속되는 산불 진화에 헬기 기장과 진화 대원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신속한 진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올 산불 벌써 261건…전해철 “최근 10년 산불 76%, 실화·소각 등 사소한 부주의 발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산불은 벌써 261건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발생한 것이다.
산림당국은 특히 이번 동해안 산불로 축구장 2만 개 면적이 넘는 1만5000㏊ 이상의 산림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발표한 ‘산불방지 대국민담화문’에서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울 가뭄과 강풍으로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은 76%가 실화·소각 등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며 “특히 지난 5일 새벽 강원도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개인의 방화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강풍을 타고 대형 산불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깐의 방심과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산림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는 데는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번 같이 불리한 기상 여건 하에서는 앞으로도 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 2개월여 간은 대형 산불 예방을 위해 정부와 국민 여러분들의 힘을 한 데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구체적 행동지침도 제시했다.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 허가 없이 논과 밭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행위 금지 ▲입산 통제 구역이나 폐쇄 등산로 출입 금지 ▲입산 가능 구역에서 라이터와 버너 등 인화물질 소지 금지 ▲산림과 인접지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 버리는 행위 금지 ▲산불 발견 시 즉시 신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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