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전화해놓고 피자를 보내달라는 여성의 목소리에서 어딘가 불안함이 느껴졌다. 게다가 수화기 너머에서는 남성의 목소리까지 들렸다. 김정의 경기남부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경사는 그것만으로도 위급 상황임을 직감했다.
몇 초간 상황을 살피던 김 경사는 신고자를 진정시킨 후 정확한 위치부터 파악했다. 이후 40초 만에 ‘코드제로(위급 상황에 내려지는 경찰의 최고 대응단계)’를 선지령했다.
신고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신고자가 가정폭력을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남편을 검거했다.
김 경사는 경찰청이 선정하는 ‘현장 우수사례’에도 포함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칭찬플랫폼’에 등재된 총 2469건의 사례 중 115건을 현장 우수사례로 선정했으며 경찰청장은 이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우수 사례 중엔 수사 과정에서 죄명이 강화·변경된 사건도 있다. ‘강도강간’으로 접수된 112신고 현장에 출동한 이민영 울산 울주경찰서 경장은 통화 기록 조회 등으로 피의자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한편, 피의자가 최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가 해제된 점을 확인해 긴급 체포했다.
당초 신고와 달리 이 경장은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을 듣고 ‘강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단순 강도가 아닌 흉기 위협, 그로 인한 상해가 있었던 점을 반영해 ‘특수강도상해’로 혐의를 변경했다.
조효정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경감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허위 성영상물 19점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을 구속하는 데 기여했다. 이 남성은 수사 과정에서 지난 2020년 2월부터 아동성착취물·불법촬영물 등 140여점을 소지·시청했었고, 타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이용해 영상물을 36회 온라인에 유포·전송한 점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김영훈 서울 강서경찰서 경감은 부동산 분양합숙소에서 20대 남성을 감금하고 삭발 등 집단 가혹행위를 일삼은 일당을 구속하는 데 힘을 보탰고, 김성용 광주 서부경찰서 경사는 자동차로 경찰관을 위협한 뒤 순찰까지 치고 도주한 피의자를 47분간 추격한 끝에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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