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가 약 두 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인구 대비 사망자 수는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국가보다도 더 많다. 3·9대선 본투표 당일에는 국내 누적 확진자가 전체 인구의 약 10%인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 누적 확진 500만 명, ‘유행 정점’ 예측 깨질 수도
8일 0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만2721명. 주말엔 코로나19 검사가 평일보다 적게 이뤄졌는데도 닷새째 2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86만9691명으로, 9일 0시 기준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이달 중순경 하루 확진자 35만 명 수준을 정점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거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유행 규모가 이보다 커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우선 9일 확진자들이 대선 투표를 위해 외출하는 만큼 추가 확산 가능성이 높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확진자) 외출로 인해 코로나19 전파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역을 완화한 ‘후폭풍’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중단한 데 이어 5일부터 식당 카페 등의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11시로 연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8일 “섣부른 방역 완화를 멈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 코로나19 사망률, OECD 37위에서 15위로
코로나19 위중증 지표도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8일 코로나19 전담 병상에 입원 중인 중환자는 1007명으로 1월 3일(1015명) 이후 두 달여 만에 1000명대에 진입했다. 사망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86명이었다.
정부는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59.6% 수준으로 아직 여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장 의료진의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70세 이상 고령 확진자들이 병상에서 며칠 못 버티고 숨지면서 중환자 수가 많지 않다는 ‘착시’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한 주 동안 111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델타 변이’로 인해 중환자가 처음 1000명대에 접어들었던 지난해 12월18일에는 주간 사망자가 434명이었다.
코로나19 사망자의 증가 속도는 더욱 우려된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6일 기준(1주일 평균) 국내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2.89명으로 프랑스(2.42명), 독일(2.41명), 영국(1.64명)보다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6일까지만 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사망률이 37위였는데, 한 달 만에 15위가 됐다.
● 재택 모니터링 ‘2회→1회’ 축소 검토
재택치료자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하루 2회 실시하는 건강 모니터링을 1회로 단축하는 방안도 시사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 수가 늘면 환자 상태에 따라서 모니터링 횟수를 조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상 부족에 대비해 중환자실 입원 우선순위 기준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관리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특정 환자들의 입원 기회를 박탈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10일부터 입국 후 7일차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등 종사자의 경우 4차 접종을 완료하면 주 2회 받도록 한 PCR 검사를 면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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