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 힘 개표상황실을 찾아 의원들, 선대본 당직자들과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제20대 대통령 선거 윤석열 당선인은 호남에서 역대 보수정당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진(西進) 전략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결과지만, 지역주의를 극복하기엔 한계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대 대선 개표 결과 윤 당선인의 광주 지역 득표율은 12.72%(12만4511표)다. 전남은 11.44%(14만5549표)로 집계됐다.
역대 보수정당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거둔 득표율 중 가장 높다. 윤 당선인은 전북 투표 유권자의 14.42%(17만6809표)를 확보,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호남 3개 시·도에서 고루 두 자릿수 득표율을 확보했다. 호남권 총 득표율은 12.75%다.
윤 당선인이 호남에서 얻은 표만 44만 6869표다. 2위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25만여 표 박빙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호남 유권자의 선택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득표 기록은 지난 18대 대선 당선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뛰어넘었다. 박 후보는 당시 광주 7.76%(6만9574표), 전남 10.00%(11만6296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북까지 더해 호남권 총 득표율 10.46%로, 보수정당 첫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역대 보수정당 대선 후보의 호남 3개 시·도 단위 최다 득표율도 ▲광주·이명박 후보 8.6%(5만6875표), ▲전남·박근혜 후보 10% ▲전북·노태우 후보 14.13%(16만760표) 에 불과했다.
이로써 윤 당선인은 역대 보수정당 대선 후보가 광주·전남·전북에서 기록한 득표수와 득표율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18민주묘지 ‘무릎 참배’를 시작으로, 이준석 대표와 호남동행 의원들이 잇단 ‘표밭’을 부지런히 일군 성과라는 평가다.
윤 당선인도 ‘전두환 찬양 발언’, ‘반쪽 참배’ 등으로 곤욕을 치르면서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에만 2차례 광주·전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지역주의 정치구도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과 끝까지 접전을 펼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광주 84.82%(83만0058표), 전남 86.10%(109만4872표)로 몰표를 받았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대형복합쇼핑몰 유치 등 지역 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광주·전남 득표율 20~30%를 목표로 잡았다.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셈이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역대 대선에서 지역주의의 벽은 견고했던 만큼, 국민의힘의 호남 선전이 계속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5년 전 19대 대선 광주 지역 득표율은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 61.1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30.08%,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1.55%였다. 전남에서도 문 대통령은 59.87%를 득표했지만, 홍 후보는 2.45%에 머물렀다.
17대 대선에서 승리한 이명박 후보도 대세론을 타고 선전했으나, 광주 8.6%, 전남 9.2%에 그쳤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역시 15·16대 대선에서 광주와 전남에서 각기 5% 미만 득표에 그치며 연거푸 낙선했다.
14대 대선 당선인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도 광주 2.13%, 전남 4.20%로 지역주의 선거 구도 만큼은 극복하지 못했다.
13대 대선에서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 선출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도 광주 4.81%, 전남 8.16%, 전북 14.13% 등으로 호남 평균 득표율은 9.0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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