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개표소 주차장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와 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사이의 대치가 시작됐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신원 미상 인물들이 정체불명의 투표함을 옮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시청자 등 100여 명이 모여 투표함 이송을 막아선 것. 선관위는 “투표관리관이 투표함을 이송하다 다른 이송 차량이 줄지어 서 앞이 막히자 차에서 내려 들고 가던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대치는 8시간 반 동안 이어졌고 투표함은 10일 오전 4시 반에야 개표소로 옮겨졌다.
개표 결과 이 투표함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표가 더 많이 나왔다. 선관위는 10일 이들을 선거방해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선 투·개표가 이뤄진 9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부정선거가 진행 중’이라며 각종 루머가 확산됐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윤태순 씨(92)는 “기호 2번 기표란이 코팅돼 있어 도장이 제대로 안 찍힌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꾹 눌러 찍으라’고 주변에 당부했다”고 했다. 중앙선관위 측은 이 같은 소문에 관해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확진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을 접한 일부 시민은 사전투표함 조작을 막겠다며 감시에 나섰다. 대학원생 박현우 씨(40)는 9일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서울 영등포구 선관위에서 보관된 사전투표함을 찍고 있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계속 지켜봤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박빙 구도로 전개되다 보니 각 후보 지지자들이 예민한 상태에서 선관위의 사전투표 관리 부실까지 겹쳐 불신과 루머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 이상의 음모론 확산을 막으려면 (선거 관리 부실에) 선관위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음모론과 루머가 확산되면서 대선 관련 허위사실공표 사범도 느는 추세다. 대검찰청은 이번 대선에서 허위사실공표 등 여론조작 선거사범이 431명 입건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19대 대선(126명) 때의 3.4배로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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