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서 살려달라 소리가…” 우물 빠진 70대, 가까스로 구조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1일 18시 12분


부산에서 70대 여성이 인적이 드문 골목길 우물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이달 5일 부산진구 범천동 산복도로 주택가 골목길 우물에 빠진 A 씨를 구조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 28분경 “주택가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끙끙” 앓는 소리를 듣고 추적에 나섰고, 우물에 빠져 철제 구조물을 잡고 버티고 있는 A 씨를 발견했다.

서면지구대 소속 경찰관 4명과 119 구급대원 등은 로프로 A 씨의 허벅지와 팔을 묶은 뒤 25분 만에 A 씨를 구조했다. 당시 1시간 이상 우물에 갇혀 있었던 A 씨는 저체온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직경 약 70㎝, 4m 깊이의 우물은 성인 두 명이 마주보며 갈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의 중앙에 있었고, A 씨의 가슴 위쪽까지 물이 들어차 있었다. 경찰은 이 동네 주민인 A 씨가 폐지를 줍는 일을 하며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발을 헛디뎌 우물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은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주택 상당수가 비어있고 골목길은 사람들의 발걸음도 뜸한 편이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가 없었다면 A 씨는 오랫동안 발견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산에는 6·25 전쟁 때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산 중턱에 빼곡하게 주택이 들어섰고, 이런 우물이 상당수 남아 있다. 경찰은 A 씨가 빠졌던 우물을 폐쇄하라고 부산진구청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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