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숨진 사람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 중 20% 가량인 2001명이 최근 열흘 새 숨졌다. 주말에도 하루 38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의료계에선 5월까지 최소 1만4000명이 추가로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 50대 이하 사망자도 증가 추세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만3664명, 사망자는 269명으로 각각 역대 최다였다. 이날 누적 사망자가 1만144명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1만 명대를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만 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고 한 분 한 분이 귀한 존재였다”라며 애도했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올 1월 22일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된 이후 3894명이 코로나19로 숨졌는데, 그 중 2001명은 이달 4일 이후 숨을 거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숨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장례시설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화장장에 빈 자리가 없어 4~6일장을 치르는 건 예삿일이 됐다. 인천시는 하루 8회였던 화장로 운영을 10회로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이지만 사망 규모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사망자’도 늘고 있다. 최근 1주일(7~13일) 50대 이하 사망자는 87명으로, 한 주 전(61명)보다 늘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 치료를 받던 생후 12개월 영아가 12일 숨지기도 했다.
● “5월까지 최소 1만4000명 추가 사망” 예측도
방역당국은 앞으로 2주를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이달 말부터 확진자 수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참고하면 사망자는 신규 확진자와 달리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례로 미국은 올 1월 16일 코로나19 최다 확진자가 나왔는데, 사망자는 그 이후에도 35일 동안 늘었다. 확진 후 증세가 나빠져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차가 있어서다. 이처럼 확산세가 꺾인 뒤 사망자가 줄어들기까지 걸린 기간은 영국(30일)과 프랑스(28일), 호주(35일) 등이 모두 비슷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 2년 동안 숨진 전체 코로나19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향후 두 달 내에 숨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동안 하루 평균 20만 명이 확진된다는 가정 하에 총 1만8000~3만6000명의 사망자가 나올 거라고 추계했다. 2월 1월 이후 현재까지 3640명이 사망한 것을 감안해도 앞으로 적게는 1만4000명에서 많게는 3만2000명이 더 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엄 교수는 “이는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치는 일반 환자의 ‘간접 사망’을 뺀 것”이라며 “정부가 방역을 완화하기 전에 이런 예측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서울시민 9명 중 1명이 격리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격리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110만2295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인구(전체 약 950만 명) 9명 중 1명 꼴이다. 격리환자 수에는 재택치료를 하는 28만5189명과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입원 환자, 요양원 등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 격리 인원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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