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정시설 직원들 격리로 업무 마비”… 확진자 폭증 불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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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정시설 직원 493명 확진… 밀접접촉 교도관 5~7일 자가격리
남은 직원들 24시간 맞교대 등… 업무량 급증에 불만 폭발직전
“교정시설 방역지침도 조정 필요”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직원 격리가 잇따르면서 교정 업무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서울지방교정청 산하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A 씨가 일하는 시설에선 2월 한 달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수감자와 직원을 포함해 100명 넘게 나왔다. 교정당국은 확진자와 밀접접촉자 등 수감자 500여 명을 대구의 신축 교도소로 이송했다. 수감자와 함께 대구로 파견된 직원들은 인력 부족 탓에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했다. ‘레벨D(마스크와 전신방호복, 덧신, 라텍스 장갑 및 고글 착용)’ 방호복을 입고 밤샘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숙소도 마땅치 않아 최대 2명이 지낼 수 있는 관사에 3명씩 묵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가 계속되면서 사회 필수시설 중 하나인 교정시설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법무부 교정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일 기준으로 전국 교정시설 직원 493명이 확진돼 격리 상태였다. 수감자를 포함한 교정시설 확진자는 전국 2103명. 춘천교도소의 경우 총인원 대비 확진자 비율이 17.3%였고, 부산구치소(13.3%)와 의정부교도소(12.3%)도 비율이 높았다.

상당수가 격리됨에 따라 남은 직원들의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 격리자가 많은 서울 동부구치소 등 6곳에선 4교대 근무를 3교대로 조정했다. 인천구치소는 일부 부서에서 2교대 근무를 시행했다.

법무부 내부망 익명게시판에는 교정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3일에 한 번 밤샘을 하고, 하루에도 3번씩 방역복을 입었다 벗었다 해야 한다”며 “피로가 누적돼 직원들이 폭발 직전”이라고 썼다.

교정본부는 폐쇄 시설임을 고려해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직원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5∼7일 동안 자가 격리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 국민의 경우 확진자 동거인도 격리 의무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엄격한 지침이다. 직원들은 증상이 없어도 주 3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해 쉬는 날에 출근하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침을 현실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접접촉자도 신속항원검사 음성이 나오면 능동감시하에 업무에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방역당국이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으로 인정하기로 한 이상 교정시설 또한 PCR 대신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교정시설#교도관#코로나#격리#업무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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