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원인은 무단 구조 변경…꼭대기부터 연쇄 붕괴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14일 10시 04분


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2022.2.7/뉴스1 © News1
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2022.2.7/뉴스1 © News1
6명의 사망자를 낸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이 무단 구조 변경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고 초기부터 지목됐던 콘크리트 강도와 감리 부실 역시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HDC현대산업개발(현산)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14일 이같이 발표했다.

지난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아파크 신축공사 현장에선 16개 층 이상의 외벽이 붕괴하면서 6명이 사망하고 1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분야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사조위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월 12일부터 2개월간 사고 원인을 조사해왔다.

조사 결과 설계와 다른 방식으로 임의 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39층 바닥 시공방법과 지지방식을 설계도서와 다르게 변경하고 PIT 층에 콘크리트 가벽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PIT층은 사고 건물 39층(옥상층)과 38층 사이에 배관 등을 설치하는 별도의 층을 의미한다.

이에 PIT 층 바닥 슬래브 작용 하중이 설계보다 증가했으며 하중도 중앙부로 집중됐다는 게 사조위 설명이다.

또 PIT 하부 가설지지대(동바리)는 조기에 철거해 PIT 층 바닥 슬래브가 하중을 모두 지지하게 됐으며 이 결과 1차 붕괴가 일어난 뒤 건물 아래 방향으로 연속 붕괴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초기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던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붕괴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의 강도시험 결과 17개 층 가운데 15개 층의 시험체가 설계기준 강도의 85% 수준보다 낮았다.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한 결과 철근과 부착 정도가 낮아졌고 건축물 안전성 저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공사 관리 측면의 부실도 드러났다. 사조위는 시공 과정을 확인하고 붕괴 위험을 차단해야 할 감리자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공사 감리 시 관계전문기술자와의 업무협력을 이행하지 않아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리자는 발주 기관에 제출한 검측업무 기준과 다르게 작성한 체크리스트를 사용했으며, 그 결과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가벽에 대한 구조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Δ제도 이행 강화 Δ감리제도 개선 Δ자재·품질관리 강화 Δ하도급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규용 사조위 위원장(충남대 교수)은 “조사 결과가 붕괴 사고 원인 규명 뿐 아니라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최종 보고서는 보완 과정을 거쳐 3주 후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토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사조위에서 규명한 원인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방지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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