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연일 예측치를 뛰어 넘는 규모로 발생하면서 당국이 제시한 ‘1∼2주 내 정점’ 예상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이에 당장 이번 주 논의를 시작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내외 7개 연구 기관의 연구진이 향후 발생 규모를 예측한 결과 최대 확진자 수는 16일 부근 37만2000명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지난 12일 발생한 38만3665명보다 적은 수치다.
당초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2월 말 3만명대의 유행을 예상했다가 2월 중순에 10만명대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자 새로운 예측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7일에 2월 말 국내 확진자 수를 최대 17만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17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건 2월23일(17만1450명)이었다.
2월21일에는 당국이 국내외 10개 연구기관에서 분석한 유행 예측치를 제시했다. 이 당시 예상한 유행의 정점은 3월 중순, 27만명이었다. 그러나 3월 중순이 되기 전인 9일에 34만243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2월28일에는 3월 12일에 35만4000명을 기록해 최다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3월 들어서는 오는 16일 37만2000명이 정점이라는 예측이 나왔는데 지난주에 이미 유행은 38만명대를 넘어섰다. 실제 상황이 번번이 정부 예측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유행의 정점이 지났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온 12일 이후인 13일과 14일에는 주말 검사량 감소 영향으로 확진자 수가 12일보다는 줄었지만 각각 전주대비 약 10만명씩 증가해 여전한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방역 당국도 정점 이후의 상황에 대해 쉽사리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10일 “앞으로 2주간의 기간이 정점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정점이라는 게 뾰족하게 나타나기보다는 둥그스름한 기간을 통해 말씀드리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해 당분간 쉽게 유행 상황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일 최다 확진자 수로는 40만명이 넘을 수도 있다”며 “이번 주를 정점으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가 되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점을 지난다 하더라도 현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증가세는 필연적인 상황이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11일 “확진자의 규모 증가로 고위험군의 위중증과 사망 발생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정점 이후 2~3주간 (위중증·사망은)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해 정부 역시 향후 파급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이번 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다. 현재 사적 모임 6인, 다중시설 이용 시간 오후 11시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20일까지 유효하다.
정부는 비교적 경증인 오미크론의 특성과 국내 의료 대응 역량 등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쪽으로 논의 방향을 잡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0일 기자설명회에서 “전문가들이 예상하기로는 1~2주 내 정점을 형성할 거라는 예측하는 가운데 주중 확진자 증가율 자체는 둔화되는 양상”이라며 “(정부는) 정점에서 현재 의료체계 역량을 유지한다면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 입장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주 내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지금도 방역이 많이 완화됐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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