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수
전국 17개 시도 평균보다 낮아
강력 범죄로 부정적 이미지 생겨
체감 안전도에서는 전국 최하위
‘역시 마계 인천.’
7일 인천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부자간 칼부림 사건 인터넷 기사에 달린 누리꾼의 댓글이다.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기사에서는 이런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계(魔界)는 악마의 세계라는 의미로, 인천을 범죄 도시로 비하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최근 유명 종합격투기 선수인 정찬성이 유튜브 채널에서 사용하며 다시 불을 지폈다. 각 지역의 이른바 길거리 파이터들이 종합격투기 선수들에게 도전하는 콘텐츠인데 이들은 첫 대상지로 인천을 정하며 영상을 소개하는 첫 이미지에 ‘마계 인천’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지난달 게시된 해당 영상은 현재 446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은 정말 범죄의 도시가 맞는 걸까.
● 사건 적지만 사회 이슈 많아
통계청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전국 17개 시도 경찰청(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은 경기도로 취합)의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수는 인천이 2995건으로 전국 평균(3064건)보다 적었다. 제주가 401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이 3351건으로 뒤를 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분야별 안전수준을 평가하는 지역안전지수를 봐도 지난해 인천의 범죄 지역안전지수는 1∼5등급 중 중간 수준인 3등급을 기록했다. 2020년에 이어 범죄 분야에서 3등급을 받았다. 이 지수는 1등급에 가까울수록 안전하다는 의미다. 통계만 놓고 보면 인천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전국 평균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다.
인천이 다른 도시와 비교해 범죄가 특별히 많은 것이 아닌데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 이유는 뭘까. 경찰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이 인천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꼽았다.
최근 발생한 사건 중에는 지난해 11월 인천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이 피해자가 흉기에 찔리는 모습을 보고도 적절한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았던 사건이다.
● 인천 시민은 ‘불안하다’
하지만 지표 곳곳에서는 인천 치안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반 시민들이 해당 지역에서 느끼는 안전도를 평가하는 경찰 ‘체감 안전도’ 조사에서 지난해 인천경찰청은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 중 최하위였다.
또 지난해 경찰 치안종합성과평가에서 인천경찰청은 전국 12위를 해 ‘B등급’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인천경찰청과 같이 치안정감 계급이 청장인 서울·부산·경기남부경찰청이 나란히 ‘S등급’을 받은 것과 대조된다. 행정안전부 지역안전지수에서도 교통사고(2등급)와 범죄(3등급) 분야를 제외한 화재 생활안전 등 4개 분야에서는 모두 하위 등급인 4등급을 받아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통계로 보면 다른 지역과 비교해 특별히 범죄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이 적지 않다”며 “올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어떤 부분에 있어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는지 등을 조사해 시민이 안전한 치안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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