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2세트에 1억3647만원…제작 마쳐
노무현-MB도 임기말 셀프수여
靑관계자 “관례 따라 진행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전 무궁화대훈장(사진)을 ‘셀프 수여’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자신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대상으로 개당 제작비 6800만 원의 훈장을 주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현직 대통령에게 수여하는 무궁화대훈장 2세트를 제작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제작을 마쳤다.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면 국무회의 상정 등 절차를 거쳐 훈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훈법은 무궁화대훈장에 대해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에게 수여하며 대통령의 배우자, 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 등에게 수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금은과 루비, 자수정 등이 들어가는 무궁화대훈장 제작비는 한 세트에 6823만7000원. 두 세트를 합쳐 1억3647만4000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은 무궁화대훈장 제작비는 약 5000만 원이었지만 금값이 올라 제작비가 40%가량 늘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제작비가 약 4000만 원인 여성용 훈장을 받았지만 2016년 남녀 훈장 규격이 통일돼 문 대통령 내외가 받을 훈장 제작비는 이 전 대통령 내외 때보다 50% 이상 늘었다. 개당 제작비가 안중근 의사가 받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 제작비(172만1000원)의 40배여서 예전부터 과도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현직 대통령 내외만 받을 수 있어 ‘셀프 수여’ 논란도 반복됐다. 고 김대중 대통령까지는 취임과 동시에 훈장을 받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5년간의 공적에 대해 치하받는 의미로 받겠다”며 수여 시점을 임기 말로 바꿨다. 이 전 대통령도 비슷한 이유로 임기 말 ‘셀프 수여’를 결정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미리 수여를 의결해 임기 초에 받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퇴임 전 국무회의를 열어 문 대통령 내외에 대한 무궁화대훈장 수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사상 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정권 재창출에도 실패한 마당에 고가의 훈장 수여가 자화자찬으로 보이지 않을까 고심하는 기색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모두 무궁화대훈장을 받았고 문 대통령 내외의 수여 역시 관례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시기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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