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렸어도 학생이 예방접종과 관계없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한 14일, 현장 곳곳에선 혼란과 불안이 감지됐다. 교육당국과 각급 학교가 검사나 등교 기준을 ‘권고’하는데 그치면서 교내에 숨은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1주일간 전국 유·초·중·고교 학생 33만4979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직전 주인 1~7일보다 6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으로 향해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맘카페 등에서는 자녀의 등교를 두고 고민하는 질문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한 학부모는 “첫째가 확진을 받고 나머지 가족들은 음성”이라면서 “음성이라 등교가 가능하다는데 그래도 보내도 되는건지, 그랬다가 나중에 증상이 나오면 어떡하나 싶어 고민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당연히 데리고 있을 것 같다. 고학년이라 집에서 혼자 식사해결이 된다면 일찍 하교를 시키는 게 어떠냐”, “며칠간 보내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가족이 격리에서 해제될 무렵 양성이 나올 수 있다. 격리해야 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동거인이 양성인데 학교 오는 애들이 있을까봐 걱정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다른 학부모도 “딸의 친한 친구의 오빠가 어제 확진받았는데 친구는 음성판정받아서 오늘 등교한다고 한다. 그 친구랑 같은 반, 같은 학원이라 엄청 친한데 혹시라도 옮을까봐 걱정된다”고 글을 썼다.
이 글에도 “친한 애면 붙어다닐 텐데 알고는 못 보낼 듯”, “걸리기 싫은 사람이 집콕인거죠”, “저라면 안보내요”, “릴레이감염 너무 많은데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백신 미접종 대상인 유·초등학생의 등교방침은 달라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14일부로 적용된 등교지침과 관련 “백신을 접종한 중·고등학교의 경우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유·초등학생의 경우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집단감염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초등학교의 급식실을 보신 적 있나요? 아무리 칸막이가 있다고 하나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한다. 그 많은 학생 중에 잠복기에 있는 학생이 단 1명이라도 있다면,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것”이라면서 “정책을 세울 때 좀 더 세심히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학교도 등교를 막을 방법은 없어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부모가 가족 확진을 알려온다면 ‘학교 내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하루이틀 지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안내를 하겠지만, 그래도 그냥 등교를 하겠다고 하면 말리지는 못한다”면서 “굳이 가족 확진을 말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다른 교사도 “방역지침을 수정하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걸린 이후 한 10일 정도는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가족이 확진된 상황에서 학생이 음성이어서 나온다고 하면 학교에서도 감염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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