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표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40만 명대 중반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15일 각 시도 집계에 따르면 이날 확진자 수는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44만 명을 넘어섰다. 기존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온 12일 0시 기준 38만3665명보다 6만 명 가까이 많은 수치다.
당초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정점을 16~22일로 예측하면서 최대 확진자 수를 ‘하루 37만2000명’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예측한 정점 기간의 첫 날부터 예상을 크게 웃도는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이런 확진자 폭증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만으로 양성 판정을 할 수 있도록 검사 체계를 바꾼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모임인원 6명, 영업시간 오후 11시’인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를 21일부터 추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임인원은 8명, 영업시간은 오후 12시로 늘리는 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의견수렴을 통해 인원과 시간 중 하나만 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거리 두기 조정안은 18일 발표 예정이다.
한국 오미크론 유행 규모, 美의 2.7배
16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40만 명 중반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이날 오후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취합하는 방역당국의 확진자 집계가 지체되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14일까지도 확진자 정점 시기를 16~22일, 규모는 최대 37만2000명 수준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예측 당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양성일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 없이도 의사가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 확진 규모가 정부 예측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은 15일 “(확진 방식 변경으로) 확진자 수가 5~10%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오미크론 변이’ 유행 규모는 미국 영국 등 해외 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정점 시기의 2배 이상에 이른다. 15일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8~14일 한국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인구 100만 명당 6568명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정점 시기 미국(1월 9~15일 2426명)의 2.7배, 영국(지난해 12월 30일~1월 5일·2682명)에 비해서도 2.4배에 이른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프랑스의 누적 치명률은 각각 1.21%, 0.61%인데 우리는 0.15%”라며 “인구 비례 사망자 수로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넘게 누적된 수치로, 오미크론 유행 이후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 최근(8~14일) 한국의 하루 평균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는 4.47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프랑스(1.76명)의 2배 이상이고, 미국(7~13일 3.82명)보다도 많다.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정점 당시 사망자(1월 12~18일 4.0명)와 비교해도 우리가 더 많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오미크론 변이 이전까지 코로나19 유행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한 것이 최근 확진자 및 사망자 폭증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 영국 등은 이전까지 여러 차례 확진자 증가 현상을 겪은 게 오히려 자연 면역을 형성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내 사망자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293명으로 역대 최다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가 다음 주에 정점을 찍고 줄어들더라도 사망자는 서너 주 동안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미크론 유행 악화가 계속되면서 정부 방역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감염병 대응 주체로 정부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7.6%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52.4%에 그쳤는데 이는 2020년 10월(6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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