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이어지면서 펭귄 서식지가 더 추운 남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극 해빙(海氷)은 2017년 이후 서울시 면적(605.24㎢)의 70배 이상이 사라지면서 역대 최소 면적을 기록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1월6일부터 두 달간 환경감시선 ‘아틱 선라이즈호’를 타고 남극 해양 생태계를 탐사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탐사에서 남극에서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젠투펭귄의 서식지 이동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남극 반도 동쪽에 있는 안데르손 섬(Andersson Island)에서 젠투펭귄 둥지 75개를 발견했다.
비교적 온화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젠투펭귄이 안데르손 섬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안데르손 섬은 너무 추워 젠투펭귄이 새끼를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으로 여겨져왔다.
그린피스 측은 “기후위기로 기온이 오르면서 젠투펭귄의 서식지가 남쪽으로 확장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가속화하는 기후변화 속에서 남극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남극 극지와 매우 가까운 남위 65도 인근 수중에서 잠수함을 이용해 해양 생태계를 조사했다. 해저 탐사 결과 산호를 비롯해 여러 해저 생명체가 발견됐다. 특히 올해 남극 해빙이 역대 최소 면적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빙 규모가 줄어들면서 환경감시선이 웨델해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그린피스는 설명했다.
그린피스 측은 “점차 뜨거워지는 기후 속에서 남극 생물들의 터전인 해빙이 빠르게 녹고 있다”며 “남극 해빙은 2017년 최저를 기록한 이래 또다시 서울 면적의 약 70배에 달하는 크기의 얼음이 사라지면서 현재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탐사 결과를 토대로 남극 해역에 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해양생태계가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금까지 공해에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은 단 2%에 불과하다”며 “특히 남극 웨델해는 약 10년 전부터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이 제안됐지만 글로벌 리더들의 의견 불일치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워킹그롭 Ⅱ 6차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바다의 30~50%를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린피스는 오는 18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는 ‘해양 생물다양성보전(BBNJ) 협약’ 4차 정부 간 회의에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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