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편의를 제공하고 아들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첫 재판에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지만 곽 전 의원은 직접 법정에 나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발언권을 얻은 곽 전 의원은 “이 재판에 오면서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검찰 공소사실에는 내가 어떤 행위를 저질러서 범죄가 된 것인지 기재돼 있지 않고 영장범죄 사실을 봐도 무엇을 했는지가 빠져 있다”며 “그런데도 영장이 발부돼서 이 법정에 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 아들과 회사 관계자들 사이 이익 때문에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위기에 처했다”며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부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추가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사건도 함께 심리했다.
공판준비기일임에도 김씨 또한 재판에 나왔으나 재판부가 ‘할 말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3월31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증거목록이 동일한 것을 고려해 곽 전 의원·남 변호사 사건과 김씨 사건을 향후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인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지난해 4월30일쯤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실수령액 약 25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경법상알선수재·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또 20대 총선 전후인 2016년 3~4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으로 먼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추가기소됐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컨소시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며 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주고 25억원을 회사자금으로 지급한 혐의(뇌물공여·특경법상 횡령)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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