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률은 전체 검사 수 대비 확진자 비율을 뜻한다.
17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3일 기준 한국의 일주일 평균 양성률은 53.5%에 달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2명 중 1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뜻으로 이 수치가 공개된 전세계 56개국 중 가장 높았다. 한국 다음으로는 노르웨이(53.3%), 스위스(52.4%), 라트비아(44.5%) 순으로 양성률이 높았다. 주요국 가운데는 일본의 양성률이 35.9%로 높았고 영국이 8.7%(11일 기준), 미국 2.7%(8일 기준)였다.
양성률이 높다는 건 감염병 유행이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다. 통상 자신이 감염됐는지 모르고 일상 생활을 하는 ‘숨은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많으면 양성률이 높아진다. 다만 검사를 적극적으로 할 때도 양성률이 오른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하루 확진자 수가 정부 발표보다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상이 있는데도 검사받지 않는 이들이 있는 데다 최근엔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을 가려내는 역학조사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진단검사 체계상 전체 감염자 중에 절반 정도만 찾아내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만 명이면 실제론 100만 명 가량이 감염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교수는 또 “앞으로 1주일 동안 매일 100만 명씩 감염된다면 이 기간 동안에만 전 국민의 10% 이상이 감염되는 매우 빠른 속도의 전파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유행 정점 기간이 당초 예측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접근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상보다 확산세가 강해 정점 구간이 다소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14일 당국은 이번 유행의 정점이 16~22일 사이에 형성되고,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최대 37만2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당국은 현재 정점 기간과 규모에 대한 예측치를 다시 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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