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푸틴에게 결투 신청한 일론 머스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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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51·사진)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결투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머스크는 14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푸틴에게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 내기로 거는 것은 우크라이나”라며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뜬금없기는 하나 한낱 치기 어린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무겁습니다. 머스크는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CEO입니다. 그는 테슬라 외에도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 태양 에너지 서비스 기업 솔라시티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러시아 크렘린궁을 향해 “이 싸움에 동의하는가”라고 러시아어로 물었습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만약 쉽게 서방에 굴욕감을 안겨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나의 도전도 받아들일 것이지만, 그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조롱하듯 도전했습니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올린 것이냐는 팔로어의 질문에 머스트는 “나는 완전히 진지하다”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머스크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습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인터넷망이 마비되자 머스크는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는 또 회사 직원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모금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의 당돌한 도전에 대한 푸틴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반응도 있습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 우주국(로스코스모스) 국장은 “작은 악마야, 넌 여전히 애송이고 약골이다. 나와 대결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응수했습니다. 러시아의 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쓴 동화집의 한 구절을 인용해 맞대응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머스크를 응원하는 모양새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말과 행동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머스크에 감사하다”는 트윗을 남겼고,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정보통신부 장관은 “머스크가 푸틴을 목성으로 보낼 수 있다”며 응원했습니다.

체첸 민병대를 이끄는 람잔 카디로프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카디로프는 “너와 푸틴 대통령은 전혀 다른 리그에 있어. 너의 힘을 과대평가하지 마”라며 “푸틴 대통령과 결투를 벌일 경우 너는 일론(Elon)이 아닌 일로나(Elona)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로나’는 ‘일론’의 여성형 이름으로 머스크가 남자로서 무사히 돌아가지 못할 것임을 시사한 표현입니다.

전쟁 중인 두 나라의 엄중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머스크의 결투 제안은 가볍고 엉뚱합니다. 푸틴을 조롱하고자 한 의도라면 충분히 목적을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입니다. 파괴적 전쟁을 끝낼 창의적 해법은 무엇일까요.

#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푸틴#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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