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상승하면서 오존 노출에 따른 초과사망이 최근 10년 사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10년간 폭염과 한파, 오존 농도 상승 등 기후변화가 국민건강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한 국민 건강피해를 줄이고 기후보건 정책의 근거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기후변화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 농도 상승의 영향을 받은 초과사망자는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2.3배로 늘었다. 대기 중 과도하게 높아진 오존 농도는 점막, 피부, 각막 등을 자극한다. 짧은 기간 고농도 오존 노출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기 중 오존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면 건강한 사람도 호흡곤란을 경험할 수 있다.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2006년 52회에서 2018년 489회로 10배 가까이로 빈번해졌다. 오존주의보는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일 때 발령된다. 도심 지역 오존 농도가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는 봄철(4~6월)에 농도가 가장 높았다.
초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초과 사망자 수는 소폭 줄었다. 초미세먼지 장기노출로 인한 사망은 2015년 2만4276명에서 2019년 2만3053명으로 감소했다. 초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완만히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등 장감염 질환도 늘어나는 추세다.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성 장염은 기온이 낮을 때 주로 발생하며, 살모넬라균, 캄필로박터균 등 세균성 장염은 기온과 습도가 높을 때 발생한다. 장감염질환 입원환자의 인구 1000명당 연간 발생률은 2010년 6.1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1.7배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모기 매개, 진드기 매개 감염병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매개체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서식 기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뎅기열을 전파할 수 있는 흰줄숲모기가 국내 전역에 서식하고 있어 뎅기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다면 국지적 유행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에는 기온(폭염과 한파), 대기질, 기후변과 관련 감염병 등 3가지 영역에서의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 분석이 담겼다. 분석된 내용은 기후 보건정책 수립 시 과학적 근거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기후보건영향평가는 ‘보건의료기본법’에 의해 5년 주기로 실시된다. 보고서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 웹사이트(www.prism.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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