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연일 수십만명을 기록중이고 정점 구간에 들어섰지만 방역 당국이 이 정점기가 예상보다 길게 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인 스텔스오미크론(BA.2)이 우세종이 되면서 정점 규모와 기간을 크고 길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미크론에는 현재 4개의 하위 변이가 있다. BA.1에서 BA.4까지의 변이 중 스텔스오미크론이라는 별칭을 가진 것은 BA.2다. 오미크론은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당시에도 3가지 변이가 존재하고 있었고 그 가운데 BA.1이 전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최근 BA.2는 전세계에서 다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BA.2는 바이러스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에서 BA.1에서 발견되지 않은 8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높은 전염성을 갖게 한 것으로 추정됐다.
◇ 스텔스오미크론, 전파력 높지만 중증도 차이 없어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BA.2의 전파력은 BA.1보다 30% 정도 높고, 이미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6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감염 검출률도 지난주 41.4%를 기록해 우세종(50% 이상)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텔스오미크론이라는 이름은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구별되지 않아 붙었다. 하지만 국내 PCR검사는 애초에 이를 검출할 수 있게 설계됐다. 질병청은 22일 “국내에선 검출 가능한 변이라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이제 BA.2는 구별이 가능해졌다. 델타 변이와 BA.1이 감염의 주류인 시기에는 BA.2의 유전자를 구별해 낼 수가 없어 델타와 헷갈렸다. 하지만 이제 델타가 우세종에서 희귀종으로 바뀌어, 두 유전자가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내는 게 BA.1, 세 유전자 모두에서 양성인 것이 델타가 아닌 BA.2가 된 것이다.
BA. 2는 기존의 오미크론보다 전파력도 좋고 세대기도 약간 더 짧지만, 중증도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방역 당국은 “항체치료제·항바이러스제도 유효하고, 백신 효과도 3차 접종 후는 BA.1과 예방 효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 오미크론 걸렸다가 다시 스텔스에?…“한동안은 걸리지 않아”
그런데 오미크론에 걸린 적이 있는데도 스텔스 오미크론에 또 걸릴 수 있는 걸까. 다소 막연하지만 답은 ‘한동안은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 성명에서 오미크론(BA.1)에 걸렸더라도 다시 BA.2에 걸린 사례들이 있기는 하지만, 한동안은 실질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에 “스텔스오미크론이 유행을 주도한 덴마크에서 재감염 연구를 했는데, 원래의 오미크론(BA.1)에 걸리고 그후 또 BA.2에 걸린 사례는 드문 것으로 나왔다”면서 “두 하위 변이가 어찌 보면 형제 자매라서 어느 정도 항원성이 공유되어 교차 면역방어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유럽이나 미국에서 확진자 규모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은 BA.2로 인한 ‘재유행’이라고 본다. 기존에 오미크론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들이 감염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고, 아니면 WHO가 말한 ‘한동안’이 지나서 재감염되는 것일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오미크론이 늦게 시작해 아직 유행의 와중이라 재유행이라기보다는 BA.2가 BA.1을 대체하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아울러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시점에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들의 재감염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새로운 변이 출현에 의한 면역 회피, 기존에 형성된 면역능의 감소 등으로 코로나19는 매년 500만~1000만명을 감염시키는 질환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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