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자로 인정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부 현장은 여전히 일반 진료 환자와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뒤엉켜 진료를 기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진료를 보러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이러다 코로나에 걸리겠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특히 아기를 둔 부모들은 “신속항원을 하지 않는 소아과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지역 맘카페 등에는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는 병원의 방침과 관련해 불만글이 올라오고 있다. 광교에 사는 한 회원은 지난 20일 “수액 맞으러 갔는데 수액은 커녕, 일반 진료도 힘들다. 지금 신속항원검사 사람들로 난리다”는 글을 올렸다. 분당 지역 카페 회원도 같은날 “아기 아빠가 아기 마스크도 씌우지 않고 진료대기실에서 우는 애를 달래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아기랑 아빠 모두 양성이 나왔다”고 올렸다.
인근 이비인후과를 찾은 일반 진료 환자들은 대기 시간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창원의 한 맘카페 회원은 지난 21일 “아이가 귀를 긁어서 염증이 생긴 것 같은데 대기만 2시간이더라. 대기하다 코로나19에 걸릴 것 같더라”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회원은 “의사가 1명인 병원에서 신속항원이랑 일반 진료를 번갈아가면서 보더라. 불안해서 진료받지 않고 나왔다”고 했다.
아기를 둔 부모들은 불안감이 크다. 용인의 한 맘카페 회원은 “아이가 아픈데 주로 찾는 소아과 2곳 모두 신속항원검사로 붐빈다고 하더라. 신속항원검사를 안 하는 소아과를 찾고 있다”고 도움을 구했다. 또다른 회원은 “40여일 된 아기를 데리고 소아과 갔다가 옆 사람 ‘콜록’ 소리에 식겁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실제로 돌 전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은 “필수 예방접종으로 병원을 꼭 가야하는데 아이가 어려 마스크도 못 쓰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신속항원 검사가 몰리는 탓에 지난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영유아검진을 중단한 소아과도 있다. 한 소아과는 동아닷컴에 “코로나19 양성 환자가 많아서 일시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유아검진을 받아야 하는 부모들은 검사를 아예 포기하거나 최대한 미루겠다고 했다. 아이를 둔 한 여성은 “소아과에서 아이 진료가 우선이 아닌 코로나 의심 환자들 검사가 우선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지 않는 소아과를 찾는다는 게시글. 각 지역 맘카페
이와 관련해 향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복지부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앞서 당국은 신속항원검사 확진 인정은 한 달 정도 한시적으로 취하는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조치의 연장 여부도 향후 검토 사안이라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정점이 당초 예상(이달 16~23일)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장이 결정된다면 동네 병·의원의 대책도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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