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코로나 치료제, 긴급사용승인…국내 두번째 ‘먹는 약’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23일 15시 34분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3.21/뉴스1 © News1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3.21/뉴스1 © News1
다국적제약사 머크(Merck)가 개발하고 한국엠에스디(한국MSD)가 수입하는 몰누피라비르 성분의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캡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3일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국내 두 번째로 도입되는 먹는 약이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이번 승인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뤄졌다. 먹는 약 도입 필요성과 식약처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종합 고려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 대안의 필요성을 따졌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라게브리오캡슐은 주사형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렵고 기존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환자에 사용해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라게브리오캡슐은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과정에서 리보핵산 대신 삽입되어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한다.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임상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환자에 한해 사용한다.

하루에 800mg(200mg 4캡슐)씩 2회(12시간마다) 5일간 복용해야 하며,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식약처가 공개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라게브리오캡슐 투여 시 관찰된 부작용은 설사(1.7%), 메스꺼움(1.4%), 어지러움(1.0%) 등 경미한 이상반응이었다.

이번 승인은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1월 17일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식약처는 라게브리오캡슐의 비임상시험·임상시험 결과, 품질자료 등을 제출받아 검토했다.

식약처는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독성학 및 바이러스학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 11명에게 자문했고, 전문가들은 승인 필요성 인정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물시험 자료와 임상시험 자료 검토 결과를 고려해 “임부와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에는 투여하지 않도록 하는 등 대상 환자군을 일부 제한할 것”을 식약처에 권고했다.

이에 식약처 역시 “이 약은 임부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다”며 복용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라게브리오캡슐의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 포함)에 대한 효과평가, 외국 허가·승인 현황, WHO 치료 가이드라인, 외국의 임상시험 결과 등 추가자료도 검토했다.

이후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도 국내 확진자 증가 상황, 기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 치료 접근성과 의료진 선택권을 고려해 긴급사용승인의 타당성을 인정했다.

해당 위원회는 관계부처 위원과 관련 학회 등이 추천한 민간 위원 등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 식약처는 라게브리오의 국내 수입사에 국내·외 안전성 정보를 수집해 보고하도록 하고, 의약전문가와 환자(가족)들도 전화 또는 온라인으로 부작용을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의약 전문가가 처방·조제 시 사용하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로 라게브리오캡슐은 “임부와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없음”을 안내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남성과 수유부에 대한 주의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임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등 제외 대상 환자에 처방·투여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은 지난 20일 회의를 주재해 “이번 주부터는 머크사의 치료제 라게브리오 10만명분을 도입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질병청은 이번 식약처 검토 결과에 따라 라게브리오 10만명분 도입 후 어떻게 처방, 활용할지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공급 일정과 투약 계획 등은 조만간 안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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