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경계부대(GOP)에서 근무 중인 한 간부가 근무 태만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간부가 속한 5사단 측은 부적절한 언행이 확인됐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GOP에서 근무 중인 용사라고 소개한 제보자 A 씨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폭로 글에서 “저희 소대 모 간부님은 상황 근무 중에 계속 휴대전화로 게임, 유튜브 시청, 노래 청취를 했다”며 “식사하러 가서도 휴대전화 사용으로 한 시간씩 돌아오지 않아 상황병들이 움직이지도 못하고, 밥을 못 먹을 뻔한 경우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해당 간부가 병사들의 근무를 방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간부가) 자신의 근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 영상 감시를 하는 용사를 놀리고, 받아 줄 때까지 영상 감시 근무에 영향을 주고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게임, 유튜브, 전화 등으로 상황근무를 제대로 서지 않고 있는데, 경계병 용사들에게는 ‘근무 똑바로 썼는지 폐쇄회로(CC)TV를 돌려서 확인한다’는 협박 등을 해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했다.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자료 사진. 동아일보DB간부가 늦잠을 자 교대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폭로도 있었다. A 씨는 “한 번은 야간 마지막 경계 근무 중 교대를 해줘야 할 주간 인원이 시간이 돼도 나오지 않자 무슨 일인지 소초에 물어봤다. 상황병은 해당 간부가 30분 늦게 일어나 근무 교대를 늦게 했다고 했다”며 “‘알았다’고 하고 끊었는데, 다시 해당 간부한테 전화가 왔다. 전화로 ‘내가 늦게 일어났는데, 불만이냐?’라는 (취지의) 말을 해서 너무 당황스러워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A 씨는 “훈련과 상황 조치 때도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두 번 다 전원이 투입되는 상황이어서 열심히 달려가는데, 간부는 상황실에서 폐쇄회로(CC)TV를 보며 특정 용사를 찾아 ‘OO는 못 뛸 거 같다, OO 또 걷고 있다’ 등의 말을 하며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번 다 복귀할 때 ‘OO아 또 꼴등이네?’라며 힘들게 갔다 온 용사를 격려해 주지는 못할 망정 힘 빠지게 놀리고 있었다”고 했다.
A 씨는 제보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런 불합리함을 참기 힘들어 주기적으로 마음의 편지에 썼는데, 아무런 조치와 피드백도 없이 묵인돼 참을 수 없어서 제보하게 되었다”며 “이런 불합리함에 저희를 방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5사단 측 “법과 규정에 의거 처리…간부 교육 강화”
A 씨와 간부가 속한 5사단 측은 “먼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장병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피드백이 늦은 이유에 대해선 “해당 부대는 3월 초 마음의 편지를 접수했으나 부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조치가 지연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당 간부는 분리되었다. 상급 부대에서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해당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이 확인돼 법과 규정에 의거 처리할 예정”이라며 “사단은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간부 교육 및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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