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3시 20분경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사진은 화재 현장. (김해동부소방서 제공). 뉴스1
경남 김해에서 한 30대 남성이 불이 난 집에 뛰어들어 홀로 남겨진 80대 노인을 용감하게 구했다.
23일 김해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0분경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주택 안에 있던 집주인 A 씨(84)는 거동이 불편해 미처 피신하지 못했다.
이때 한 운수회사에 근무하는 윤재훈 씨(35)는 업무차 불이 난 주택 인근을 방문했다가 연기를 발견, 발원지를 찾아 A 씨의 자택으로 향했다.
윤 씨는 “집 안에서 남편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구해달라”는 A 씨 아내의 말을 듣고 구조에 나섰다.
그는 창문을 통해 집 내부에 쓰러져 있던 A 씨를 확인한 뒤 마당에 있는 수도를 틀어 자신의 온몸에 물을 묻혔다. 이후 창문을 열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윤 씨는 집 안에서 고열의 연기를 마셔 잠깐 의식을 잃기도 했으나 무사히 A 씨를 안고 밖으로 탈출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화재는 이날 오후 4시 27분경 진화됐다. A 씨와 윤 씨는 곧바로 응급처치를 받았다. A 씨는 연기 흡입으로 경상을 입었고 윤 씨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씨는 “인근을 통행 중 다량의 연기를 발견했고, 마을 특성상 집안 내 노령자나 취약계층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집 내부에 탈출하지 못한 거주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화재로 단독주택 내부가 전소해 소방서 추산 31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다.
주태돈 김해동부소방서장은 “자칫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생명보호에 도움을 주신 시민영웅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윤 씨에게 표창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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