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세 어린이들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24일부터 시작됐지만 학부모들의 대다수가 맞히지 않겠다고 답해 코로나19 유행을 잦아들게 하는데 크게 역할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설문에 따르면 접종받는 어린이는 해당 인구의 10~20%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14일 5~11세 고위험군 어린이는 권고, 그외 일반 소아는 자율접종을 하도록 한 바 있다. 그리고 24일에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5~11세 코로나19 예방 접종 학부모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초등학생 학부모 35만911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에서 자녀에 대해 ‘접종 의향이 있으며 최대한 빠른 접종을 원한다’는 7%(2만5079명), ‘접종 의향 있으나 조금 지켜보고 싶다’는 29.1%(10만4723명)를 차지했다. 반면 ‘접종의향이 없다’는 대답은 60.5%(21만7237명)였다. 조금 더 지켜보겠다며 접종을 주저한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냐가 중요한데 절반이 접종을 택한다면 7%와 15%를 합해 약 22%가 접종자가 된다.
코로나19 5~11세 백신접종 사전예약은 24일 0시부터 시작했으며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31일부터 전국 1200여 지정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만 나이를 기준으로 5~11세, 즉 2010년생 중에서는 생일이 지나지 않은 소아부터 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소아까지 306만8726명(지난해 말 주민등록 기준)이 대상자다.
5~11세 발생률(인구 10만명당 확진)이 18~59세 청장년층 발생률보다 크게 높다. 이 연령대 발생률은 12일 기준 2만2162명으로 청장년층 1만2241명보다 1만명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5~11세 접종 도입의 보건학적 타당성을 종합적으로는 이득이 위해보다 ‘약간 정도’ 크다고 평가했다. 접종 권장 여부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반강제적인 집단 접종보다는 고위험군 중심의 개별화된 선별 접종이 바람직하고, 특히 심근염·심낭염에 대한 주의 깊은 고려와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전문가들이 해온 평가와 유사하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특히 오미크론이 어린이들에게 일으키는 위중증과 사망 위험은 낮은데 건강한 어린이들이 접종을 해야하는 건지 접종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표해왔다. 게다가 5~11세 접종이 시작된다고 해도 효과가 날 때쯤은 이미 유행이 끝나 있어 효용성이 없다.
방역당국은 24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 소아들은 비교적 치명률이 어른에 비해서 낮은 편이지만 기저질환을 가진 소아들은 영향이 무척 크고 중증으로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늦다는 지적에는 꼭 2차까지 가지 않고 1차를 맞은 시점에서도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가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중증 예방효과는 시간 경과에 따른 감소 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접종 이득이 있다고 주장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전체적으로 접종 이득이 더 크다고 봤다. 하지만 “고위험군 어린이는 강력히 권고할 만하다. 그 경우가 아니면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권했다. 또 역시 시기적으로는 너무 늦었다며 10% 이하 정도만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5~11세는 뭐라 말하기가 참 어렵다”면서 “일단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그 위의 연령대보다 많이 떨어진다. 그 이유는 백신 용량이 성인 3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아무리 어린아이들이라도 3분의 1 용량만 갖고 충분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2차까지 맞고 2주가 지나야 제대로 된 항체가 생길 텐데 그러면 5월초”라면서 “그때는 오미크론이 정리되었을 거라 일반 건강한 아이들이 맞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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