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연일 수십만 명대를 기록하고 정점이 길어지면서 ‘K-방역 실패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25일 브리핑에서 “확진자 발생은 유행 정점을 지나서 완만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3만 948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62만 1205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한 이후 하루 확진자 규모가 감소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위중증 환자 수도 1085명으로 앞서 정부가 예측했던 1500명 정도보다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통제관은 “1주 평균 확진자는 지난 19일 기준 40만 5000명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날 기준으로 35만 8000명으로 약 12% 감소했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62만 정도가 거의 정점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행 감소 속도가 어떨지는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평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환자 증가 규모에 비해 위중증 환자 증가는 다소 둔화했다”면서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 고령층의 높은 3차접종률, 먹는 치료제 처방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 확산에 대해서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나오고는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그렇지만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로나19 사망자는 39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역대 최다인 46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1주일간 코로나19로 인해 하루 평균 340.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행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수십만 명대를 기록 중이며, 최근 사망자가 급증한 것에 대해 결과적으로 ‘K-방역’이 실패했다는 평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 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인구 대비 확진율과 사망률, 누적 치명률, 그리고 각종 경제지표 등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달라”며 “2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인구가 비슷한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할 때 소중한 국민의 희생을 10분의 1 이하로 최소화해 왔다. 저는 온 국민들이 함께 이 방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로 잘못된 사실에 대해서는 꼭 바로잡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통제관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인용해 한국의 인구 당 누적 사망자수가 낮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인구 10만 명 당 누적 사망자는 미국 289.6명, 이탈리아 261.1명, 영국 239.8명, 프랑스 210.6명, 독일 151.3명 등이지만 한국은 24.7명으로 약 10분의 1 수준이다.
누적 치명률 역시 한국은 0.13%로 미국 1.2%, 이탈리아 1.14%, 영국 0.81%, 독일 0.68%, 프랑스 0.59%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인구 100만 명 당 누적 확진자 역시 한국은 18만 5574명으로 이스라엘 42만 7520명, 미국 23만 7308명, 프랑스 35만 6000명 등에 비해 낮다.
이 통제관은 K-방역 실패론을 두고 “객관적인 수치가 있다”면서 “그렇게 판단하고 싶어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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