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8시30분쯤. 2022년 제1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 필기시험장인 서울 은평구 진관중학교에 도착한 수험생이 함께 온 친구에게 하소연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른 시간부터 고사장 앞은 수험생들과 차량으로 북적였다.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수험생들마다 마스크와 우산 너머로 긴장한 표정이 엿보였다.
수험생 김모씨(28)는 “경찰 시험 개편 이후 첫 시험이라 강사들도 예측이 어렵다고 하더라”며 “열심히 한 만큼 이번에 꼭 합격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17개 시·도 57개 고사장에서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을 시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응시인원은 550여명으로 추산해 예측 인원의 170%를 수용할 수 있는 특별시험실도 마련했다.
고사장 입구에서 흰색 우비를 입은 경찰 3명은 “QR코드를 미리 꺼내주세요”라고 연신 외쳤다. 지난해 서울에 처음 도입한 ‘모바일 전자문진표 시스템’은 시험 전 응시생이 모바일 문진표에 자가 체크하고 증상 유무에 따라 파란색과 주황색 QR코드를 받는 방식이다. 흔히 식당이나 카페를 출입할 때 사용했던 양식과는 다르다.
2년간 시험을 준비한 양모씨(29)는 “시험 날짜가 다가오는데 학원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 걱정됐다”며 “(유증상자와는) 교실을 나눠 시험을 치르게 되니 걱정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들을 응원하고자 고사장을 찾은 수험생 부모들도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사장 건너편에서 자녀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거나 조수석에서 수험생 손을 잡아주며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수험생 부모인 박세열씨(56)는 “1년 동안 매일 새벽 6시에 나가서 밤 12시에 들어오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를 거라고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입실 마감 시간인 9시20분이 되자 경찰이 고사장 후문 게이트를 걸어 잠갔다. 입실 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한 한 수험생은 닫힌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총 1851명을 선발하는 이번 시험에는 3만4901명이 응시해 경쟁률 18.9 대 1을 기록했다. 남자 1336명·여자 386명과 청와대 경비 담당 101경비단 65명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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