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한국 의용군 “전쟁 구경만 하고 수치스럽게 살 바엔 자결”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28일 14시 43분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자원한 A씨(왼쪽).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자원한 A씨(왼쪽).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우크라이나 정부가 모집한 국제의용군에 자원한 한 한국인 남성이 “잘못한 게 맞지만, 그저 (전쟁을) 관망하는 것이 수치스럽다”며 신념을 밝혔다.

지난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의용군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6·25 전쟁을 언급하며 참전 목적을 밝혔다. 그는 “수많은 자유 진영 국가들의 군인들이 알지도 못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뜨거운 피를 흘리며 싸웠다”면서 “수많은 국가의 도움을 받았던 나라의 한 명의 국민으로 역겨운 침략에 맞서 싸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우리를 돕지 않았지만, 한반도에 묻혀 있는 외국의 무명 영웅들이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희생했듯이 어찌 보면 도움받았던 나라의 젊은 청년으로서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또 A씨는 의용군 부대에서 맹세한 신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리 모두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온 형제”라며 “러시아가 침략자지만 러시아인들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 미워해야 할 것은 망할 푸틴과 이를 동조하는 세력, 우크라이나에 넘어오는 러시아 군인만을 증오하고 싸울 뿐”이라고 말했다.

국제의용군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에게는 “우리는 죽음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에 왔으며, 사리사욕과 인기를 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실명을 공개하고 SNS를 통해 알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엄연히 국가의 법을 어기고 들어간 것에 대해 잘못을 인지하고 있다. 어떠한 처벌을 받아도 상관없으며, 처벌받아야 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어떠한 한국인도 우크라이나에 넘어가지 않고 그저 관망만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제적인 수치가 아닐까 싶다”며 “수치스럽게 살 바에 차라리 자결하겠다. 자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적으로 스스로 포기하고, 우크라이나인 포로로 살겠다”고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내비쳤다.

끝으로 A씨는 “가끔 한국 뉴스에서 북한의 도발을 봤다. 전쟁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라며 “부디 대한민국의 번영과 안녕을 바라며,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일이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제의용군 동료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A씨 뒤에는 동료들이 태극기를 펼치고 있었다. 아울러 폴란드와 접한 우크라이나 국경도시 르비우의 기차역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날짜가 적힌 쪽지를 찍어 올리기도 했다.

한편 ‘육대전’ 운영진은 “해당 제보자분은 해병대 인원이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며 지난 21일 폴란드로 무단 출국한 해병대 제1사단 소속 20대 병사 B씨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B씨는 휴가를 보낸 뒤 지난 21일까지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을 자처하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폴란드로 무단 출국했다.

이에 우리 외교부가 우크라이나에 협조를 구해 B씨의 입국을 우크라이나 측 검문소에서 막았다. 그러나 B씨는 폴란드 측 검문소에서 나오지 않고 버티다가 23일 새벽 이탈했으며, 현재 폴란드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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