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위해 사연댐에 수문 3개 설치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9일 03시 00분


송철호 울산시장, 용역결과 브리핑
식수원 부족분 공급대책은 제자리
암각화 보존대책 정상 추진 미지수

송철호 울산시장이 28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에서 암각화 보존을 위한 용역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용역 조사에서 암각화 하류 사연댐에 수문 3개를 설치해 수위를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울산시 제공
송철호 울산시장이 28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에서 암각화 보존을 위한 용역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용역 조사에서 암각화 하류 사연댐에 수문 3개를 설치해 수위를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울산시 제공
울산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연댐에 3개의 수문을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용역 조사에서 제시됐다. 하지만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의 수문 설치로 수위가 낮아질 경우 발생할 물 부족분에 대한 대책은 답보상태여서 암각화 보존대책이 제대로 추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28일 오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암각화 입구 전망대에서 ‘사연댐 수문설치 타당성 용역 완료’ 결과 현장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발표는 울산시뿐만 아니라 환경부,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5월 공동 발주한 것으로 최근 용역 결과가 나왔다. 용역 내용에는 사연댐 수문 설치에 따른 침수시간 감소, 사연댐 수위 조절 전후의 용수 공급량, 수문 설치에 따른 방류가 주변에 미치는 영향, 사업비 등이 종합 분석됐다.

송 시장은 용역 결과 발표문을 통해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여수로 47m 지점에 폭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방안이 최종 제시됐다”고 밝혔다.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는 1971년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1년에 최장 5개월 동안 침수돼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만수위 60m인 사연댐 수위를 암각화 침수 수위인 53m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울산시는 “수위를 낮추면 시민 생활용수가 모자란다”며 반대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울산시는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대안으로 암각화 앞에 생태제방을 쌓거나 암각화 앞산에 터널을 뚫어 물길을 돌리는 방안, 투명유리로 된 물막이(카이네틱댐)를 암각화 앞에 설치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문화재청이 반대하거나 실증단계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8일 발표된 용역 조사 결과는 문화재청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사연댐에 3개의 수문을 설치할 경우 현재 해발 60m인 사연댐 여수로 수위가 52.2m로 낮아져 53m 높이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막을 수 있다. 또 반구대암각화의 연평균 침수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들고, 200년 빈도의 극심한 홍수에도 침수 시간이 최대 18시간에 불과하게 된다. 이는 댐이 없는 자연하천 상태에서의 침수시간인 18시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반구대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기간이 1∼5개월이던 것에 비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다고 울산시는 밝혔다.

앞서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통합물관리위원회는 지난해 6월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출 경우 모자라는 물은 경북 청도 운문댐에서 7만 m³, 대암댐 용도 전환을 통해 5만 m³ 등 총 12만 m³를 충당한다는 방침을 의결했다. 하지만 운문댐 물 울산 공급과 낙동강 취수원 변경 등에 대해 대구, 경북의 자치단체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암각화 보존대책이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울산 맑은 물 공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 과제로 동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제공해 ‘낙동강 유역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 용역’ ‘태화강 하천기본계획’ 등 정부계획에 반영토록 할 예정이다. 이어 202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울산#송철호 울산시장#용역결과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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